이재용측, 심의委 소집 신청
‘합병’ 기소 적절성 문제 제기

檢, 시민위원회 열어 판단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이 기소의 타당성을 따져봐 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이달 안으로 예정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검찰 기소 여부는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요 기업 오너가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것은 처음이다.

3일 서울중앙지검은 이 부회장과 김 전 사장이 기소·불기소 여부에 대해 심의해 달라며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전날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검찰청 예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을 보면 사건관계인은 수사 중이거나 처분을 한 검찰청의 검찰시민위원회(시민위)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할 수 있다.

시민위는 이에 따라 조만간 부의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부회장 등 사건을 대검찰청에 있는 수사심의위에 넘기는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시민위가 소집을 결정하면 검찰총장은 이를 받아들여 수사심의위를 열어야 한다.

이번 신청으로 1년 6개월을 끌어온 ‘삼성 합병·승계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신병처리 방향과 기소 여부는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관련 운영지침에 따라 검찰총장은 수사심의위에서 내린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강제력은 없지만 그동안 수사심의위 결론을 벗어난 결정을 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 2018년 도입됐다. 2018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8건의 사건이 수사심의위를 거쳤다. 재계에서 수사심의위를 신청한 건 이 부회장 측이 처음이다. 대검 검찰개혁위원회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수사심의위는) 제도적으로 검찰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라며 “이 부회장 측이 수사심의위를 신청했다는 건 기소 여부에 대해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 판단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지난달 26일과 29일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그동안 법조계는 수사팀이 이달 중 수사를 마무리해 이 부회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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