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중앙지검서 시민위 개최하고
시민위서 “심의 필요” 판단땐
대검 수사심의위 열리게 돼
심의위 15명이 ‘타당성’ 판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를 둘러싼 자신의 경영권 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수사에 대해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를 소집해달라고 요청한 배경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삼성이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고 보고 있다. 검찰 내에서 이 부회장 신병처리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부회장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이 검찰 수사 과정에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이를 둘러싸고 ‘과잉수사’ ‘표적수사’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내에서는 이 부회장의 신병처리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검찰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 내에서 이 부회장 사건을 두고 불구속 수사, 검찰권 자제를 판단하는 수뇌부와 죄가 성립된다고 판단돼 구속 수사하겠다는 수사팀 간 의견 차이가 크다고 전해 들었다”며 “삼성이 수사심의위로 가기로 한 것은 검찰 내에서 구속하겠다는 수사팀의 기류가 강해 현재 상황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판단하고 마지막 카드를 썼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측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만큼, 서울중앙지검 시민위원회는 부의심의위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에 대해 심의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사건이 부의되면 윤석열 검찰총장은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를 소집해 기소 타당성 등을 결정해야 한다. 현재 수사심의위는 양창수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250명의 위원(법조계·학계·언론계·시민단체) 중 15명을 추첨해 수사심의위를 꾸리게 된다. 만약 수사심의위가 회의 끝에 의견을 도출하지 못하면 표결을 진행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사심의위는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등을 심의하게 된다”며 “수사심의위는 통상 하루 회의를 열어 사안을 결정하게 되며 해당 주임검사는 심의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이번 주 이 부회장의 신병처리를 결정하려던 검찰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수사심의위 결정이 도출되기 전 신병처리를 확정할 경우 거센 비판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 용어설명

검찰수사심의위원회 :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로 2018년 도입됐다. 사건관계인 신청을 받아들여 심의위를 열게 되면 수사 계속 여부,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 등의 적정성과 적법성을 평가한 뒤 권고를 한다. 검찰은 해당 권고를 대부분 수용해 왔다.

이해완·이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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