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종의 탄생 / 마이클 키벅 지음 / 이효석 옮김

이 책은 서구인의 상상 속에서 동아시아인이 어떻게 ‘황’인종으로 자리매김했는가에 대해 역사적으로 추적한다. 황인종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은 19세기 말이나 돼서다. 그전까지 동아시아인과 조우한 초기의 유럽인들은 동아시아인을 백인처럼 묘사했다. 그러나 서구에서 백인성이라는 개념이 특정한 울타리를 형성하며 ‘흼’이 특권적인 색이 됐듯이, 그 반대편에서 동아시아인은 유럽인만큼 문명화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생겨나며 흼의 영역에서 배제돼 버렸다. 더욱이 요한 블루멘바흐의 퇴화이론을 필두로 서구의 인종과학이 인종 간 위계를 기반으로 발전하고, 몽골인종의 침략과 서구로 이주해오는 아시아인들에 대한 ‘황화(yellow peril·황색 인종이 서양 문명을 압도한다는 백색 인종의 공포심)’가 형성되면서 동아시아인은 ‘위험한 황색 몽골인종’으로 환원된다. 348쪽, 1만6000원.


검은 피부, 하얀 가면 / 프란츠 파농 지음 / 노서경 옮김

경제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에서 열등감을 경험한 식민지인은 자신의 내면에 ‘하얀 존재감’을 느낀다. 이는 식민지인의 내면에 스며든 백인의 세계관을 의미한다. 서구에서 유학하며 백인의 교육과 문화를 경험해 본 식민지인일수록 내면의 하얀 존재감이 더 강하게 자리 잡고, 자신의 언어와 제스처를 통제하며 자기 분열을 경험한다. 프란츠 파농을 인용하자면, “한 사람의 검둥이는 매 순간 자신의 이미지와 싸운다”. 오늘날에도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외면은 검고 내면은 하얗다는 의미에서 과자 ‘오레오(Oreo)’에 비유되기도 하고, 서구에 거주하는 아시아계는 겉은 노랗고 속은 하얀 ‘바나나’라는 명칭이 붙기도 한다. 지배적인 존재로서의 백인성과 그 백인성을 내화한 유색인종 및 식민지인이 경험하는 실존적 분열감이 어떤 것인가를 파농의 고전을 통해 볼 수 있다. 288쪽, 2만 원.


공간 침입자 / 너멀 퓨어 지음 / 김미덕 옮김

너멀 퓨어는 “비가시성은 분명 권력의 장소이다”고 말한다. 리처드 다이어가 저서 ‘화이트’에서 백인이 비가시화된 “특성 없는 주체”로서 특권을 누려왔다고 말한 것처럼, 퓨어의 책도 백인 남성이 “비가시적인 보편적 신체”로 존재해 왔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비가시적인 보편적 신체라는 것은 젠더나 인종, 또는 다른 정체성 범주의 특징들이 신체적으로 표가 나지 않는 신체다. 여성은 젠더화된 신체로서 눈에 띄고, 유색인종은 인종화된 신체로서 눈에 띈다. 그래서 이들은 어떤 자리, 특히 백인 남성 권력이 지배적인 공적 공간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공간 침입자’가 되곤 한다. 그러나 백인 남성은 젠더나 인종과 무관한 채 인류의 대표 자리를 누릴 수 있다. 퓨어는 이러한 신체정치를 예리하게 분석한다. 296쪽, 1만8000원.

박소정 ‘화이트’ 번역가(서울대 언론정보학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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