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종료 앞둔 땅주인 인천공항
“새 사업자 선정… 나가라” 통보
‘골프 시설물’ 무상 인도 요구도
스카이 “임차인에 갱신 요구권
지상권 등 1000억원 배상하라”
공항측 취득세·철거비 감수하며
특혜 의혹속 사업자 선정 태세
특정기업 ‘사전 내정설’ 돌기도
이런 스카이72골프장이 구설에 휘말린 것은 올해 초부터. 인천공항 제5 활주로 예정지 위에 만들어진 스카이72골프장이 올해 말 폐쇄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제4 활주로(4단계 사업)가 오는 2024년 준공예정으로 공사 중이고, 제5 활주로 건설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분간 골프장이 존속된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제4 활주로 완공 이후 공항과 비공항시설인 영종신도시 등 사이에서 ‘그린벨트’ 역할을 하는 골프장이 영구 존속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동남권 신공항이 들어서면 인천공항 활주로 증설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 제5 활주로 추가 공사는 필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내년부터 골프장 운영권 공개입찰을 통해 새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며 스카이72골프장 측의 운영 권한을 올해 말까지로 한정, ‘퇴출’을 통보했다. 그러면서 골프장 관련 시설물은 공항공사 측에 무상으로 넘길 것을 요구했다. 골프장 측은 이에 대해 “(우리를) 빈털터리로 내쫓으려는 음모고,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골프장 측은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아닌 공항공사와 맺은 계약은 민간투자사업이 아니라 민법을 적용받는 ‘토지 임대차 계약(실시협약)’이고, 민법이 우선이 되며 임차인(스카이72)은 계약 갱신 연장 요구 권리를 먼저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골프장 측은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공항공사에 감사원의 사전 컨설팅을 받아볼 것을 제안했다. 공항공사는 이에 대해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와의 협의 사안이라면서 아직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3년 전부터 각 부처나 공기업이 국민 불편 사항이나 애매모호한 행정, 규제 등 처리가 어려운 사안에 대해 사전에 감사원의 컨설팅을 받도록 했다. 향후 문제가 생겨도 적극적인 행정 독려 차원에서 면책해준다.
양측 입장 차가 큰 건 ‘돈’ 때문이다. 골프장 측은 계약 갱신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임차인의 지상권(건물이나 시설), 유익비(토지 가치 상승에 대한 보상)를 요구하고 있다. 해마다 건물분 등에 대한 세금을 내고 있어 소유권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2004년 첫 삽을 뜰 때만 해도 개펄과 바위산이던 부지를 공항공사와 토지임대차 계약을 맺고 매립 후 잔디를 깔고, 클럽하우스를 짓고,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제반 시설물을 자비로 설치했다. 지금까지 2000억 원 남짓 들어갔다는 설명. 감가상각을 고려해도 최소 1000억 원대 가치가 있다며 합당한 배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
공항공사 측의 해석은 달랐다. 지난달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이 골프장은 인천공항 이용객을 위한 지원시설로 민법보다 우선인 특별법 수도권신공항건설 촉진법에 따라 연말에 계약을 종료할 것이며 향후 법과 원칙에 근거한 공정하고 투명한 후속 절차 속에 새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항공사 뜻대로 밀어붙인다면 막대한 돈이 추가로 들어간다. 골프장 시설물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오면 자산이 증가해 법인세와 취득세 약 600억 원을 내야 한다. 만일 소송에서 골프장이 승소하면 공항공사는 배상금까지 더해 단순 계산으로도 1700억∼1800억 원을 부담할 수 있다. 5년 후 제5 활주로 공사가 시작되면 시설 철거비 200억 원도 공항공사 몫이 된다. 스카이72골프장이 부담해야 할 철거비까지 공항공사가 떠안게 되는 셈. 그러나 기존 운영자와 재계약하면 공항공사로는 이런 부담은 없어진다. 임대료만 새로 정하면 된다.
공항공사가 지금까지 스카이72골프장으로부터 14년간 받은 누적 임대료는 1600억 원 정도다. 임대료는 매출액에 따라 매년 변동되는데 지난해에만 180억 원을 받았다. 공항공사가 새 사업자와 최대 5년간 계약해도 임대료 수입은 1000억 원이 채 안 된다. 그러나 새 사업자는 시설을 고스란히 무상으로 이용하면서 연 200억 원가량 임대료만 내면 연간 최소 750억 원씩 벌 수 있다. 5년간 수입만 수천억 원대에 달하니 ‘황금알’이 따로 없다. 특혜를 없애고자 새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공항공사가 되레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부분이다.
공항공사가 이처럼 손해를 감수하면서 기존 사업자를 배제하고 새 사업자를 선정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특정 기업 사전 내정설 의혹이 나오는 게 당연해 보인다. 공항공사는 국토부 산하 공기업으로 서로 원활한 인적교류를 앞세워 사장은 정권 최고위층의 재가로 고위관료 출신들로 채워왔다. 현 사장 역시 국토부를 거쳐 지난해 3월 취임했다. 그 전임 사장 역시 국토부 출신으로 공사 사장 임기를 마치고 여당 공천을 받아 얼마 전 21대 국회의원이 됐다. 늘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공항공사 사장에게 ‘소신 결정’을 요구하기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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