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젠바이오텍㈜ 연구원들이 서울 금천구의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시약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젠바이오텍㈜ 연구원들이 서울 금천구의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시약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식약처 ‘체외진단 의료기기법’시행 큰 성과

2009년 신종플루 사태 이후
시약·의료기 개발 제도적 지원
심사·허가 신속 대응체계 마련
개발전 시약 현장 투입 가능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K-방역을 알리는 핵심 주체가 된 것은 누가 뭐라 해도 ‘진단시약’일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의 공조와 발 빠른 대응도 적절했지만, 진단시약의 심사와 허가를 통해 개발 완료 이후 거의 즉시 현장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적 지원도 빛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09년 신종플루(H1N1) 발생 이후 감염병 등 위기 상황에서 그 전파 상황을 추적하기 위해 이를 진단해내는 시약 등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이를 제도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차근차근 구축해왔다. 체외진단용 제품의 전담부서 신설 등 꾸준히 이뤄진 체계 구축은 지난 5월 1일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이 적용되면서 한 차례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 체외진단 기기 관련 제도와 대응 체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발전·보완돼 K-방역 등을 단단하게 뒷받침하는 뿌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진단시약과 같은 체외진단용 제품은 인체에서 채취한 혈액, 소변 등 검체에 포함된 물질을 분석해 건강상태나 질병 감염 여부 등 판정에 사용되는 제품을 뜻한다. 검체와 직접 반응하는 시약과 시약의 반응을 분석하는 분석기기·소프트웨어 등으로 구성된다.


2011년 이전까지만 해도 분석기기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었고, 시약은 종류에 따라 공산품과 의약품으로 나뉘는 등 분류체계가 제각각이라 진단시약의 사용 현실과 유리된 측면이 있었다. 시약과 의료기기, 소프트웨어가 사실상 ‘한 몸’인데 이를 머리 따로, 팔·다리 따로 나눠서 관리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일관된 관리가 어려워져 관리 사각지대가 존재했으며, 체내에 투약하는 일반 의약품과 달리 신체에 대한 영향보다 정확도 등 기능이 매우 중요한 체외진단용 시약이 특성에 맞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09년 신종플루 등을 겪으며 체외진단 기기와 관련해서는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게 돼, 2011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산품으로 관리되던 시약을 의료기기로 통합시켜 관리하기 위한 제도 정비가 시작됐다. 기존 의료기기법에서는 없었던 시약과 관련된 품목을 하위 항목으로 신설하고, 해당 품목을 허가·심사하기 위한 방법, 허가 신청 시 필요한 제출자료, 품질관리기준 등을 별도로 마련해 관련 법령에 반영하는 절차를 거쳐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료기기로 전환시켰다. 이를 통해 지난 2015년부터는 모든 체외진단용 시약과 분석기기를 의료기기로서 일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2016년에는 개인맞춤의료 시대의 도래에 맞춰 유전자 정보를 빠르고 저렴하게 분석할 수 있는 최첨단 유전자 분석기술인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장비가 개발돼 해당 장비와 검사기술을 환자에게 신속히 사용할 수 있도록 개별 제품별 허가체계를 임상검사실별 인증체계로 전환하기도 했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기존 법체계로는 그 특징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법령을 빠르게 진화시켜온 것이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체외진단기기의 특성에 맞는 관리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해에는 의료기기법에서 일반 의료기기와 동일하게 관리되던 체외진단용 시약과 분석기기를 아예 차별화된 별도의 법으로 관리하기 위해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을 제정하고 지난 5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체외진단의료기기법은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진단 정확성 등이 중요한 특성을 고려한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진단결과가 공중보건 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른 등급분류 △맞춤형 허가·인증·신고 체계로 구분 관리 △임상적 성능시험 기반확대 및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해서 시행되고 있다.

등급 분류는 해당 의료기기의 사용(진단 결과)이 개인이나 공중보건에 미치는 잠재적 위해성 등을 고려해 지정한다. 이런 등급분류에 따라 3∼4등급은 허가, 2등급은 인증, 1등급은 신고 등 맞춤형 허가·심사로 구분해서 관리한다. 특히 허가·인증 때 제품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분석적 성능시험 및 임상적 성능시험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안전성·유효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미한 변경사항은 사후 보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신속하게 제품이 출시될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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