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경고 목소리

“재원 조달방식 논의는 쏙 빠져
일부 계층 세금 때리기 가능성”


정치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제2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기본소득’에 대해 재정·세제 전문가들은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며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금성 재정지출에 대한 정확한 분석·평가도 없이 여야가 경쟁적으로 이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데 이에 수반하는 재원 조달 방식과 증세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식 복지가 국민에게 안기는 조세부담도 공론화해야 하는 한편, 그리고 향후 대선 정국에서 특정계층을 표적으로 한 약탈적 증세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제9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원장)는 “기본소득제를 도입할 경우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데, 이에 대한 조달 방식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재정 구조조정을 통해 다른 사업을 접어가면서 기본소득에 재정을 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인 데다, 기본소득제 등의 도입에 따른 효과 등의 분석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재정을 쓸 때는 스웨덴 등 유럽 복지국가를 언급하지만, 걷는 문제에 대해선 이들 나라 사례를 언급하지 않는다”며 “스웨덴은 일반 국민도 거의 대부분 사람이 최고 세율을 적용받을 정도로 조세부담이 크고, 이런 부담을 국민이 받아들이고 세금을 내고 있기에 높은 수준의 복지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을 지낸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해 국채발행은 위험하고, 증세도 어려운 시점에서 재정 지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막상 지출 구조조정을 실행하려다 보면 굉장히 많은 이해관계 갈등에 부딪힐 것이고,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사회적 합의도 마련돼 있지 않기에 제도적 틀을 구비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제 도입만을 강조하고 증세 논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정치권의 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특히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증세논의가 이뤄질 경우 정치권에서 일부 계층을 희생양으로 삼아 ‘세금 때리기’를 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통계청장을 지낸 박형수 서울시립대 교수는 “여권에서는 마치 증세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며 오히려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란 태도를 보이는데, 모든 것을 빚내서 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결국 내년쯤에 기본소득제로 인해 증세는 필연적이라는 논리를 전개할 것인데 일부 정치인이 토지공개념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며 부동산 보유세를 많이 부과하려는 움직임 등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정민·박수진·이정우 기자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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