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윤미향 사태 발생 뒤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지만, 일반의 문해력으로는 진의(眞意)를 알기 힘들 정도로 모호하고 혼란스럽다. 특히, 사태의 본질(本質)인 윤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의 모금·지출 등 회계 불투명성과 불법성, 나아가 책임 소재에 대해 명확히 지적하지 않았다. 해당 단체에 국고를 지원한 정부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비리(非理)를 감싸는 듯한 결과까지 부른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대의를 손상시키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고 했다. 누가 위안부 운동을 부정한다는 것인가. 윤 의원 비판이 위안부 운동 비판으로도 해석될 애매한 화법이다. 문 대통령은 또 “위안부 운동을 둘러싼 논란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했다. 무엇이 혼란스럽다는 말인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선명하다.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에게 30년 동안 이용당했다”며 회계 부정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본질은, 사유화 지적까지 나올 정도로 정대협 운영에 문제가 많았다는 점이다. 근거를 대며 투명하게 설명하면 되는 문제다.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할머니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쓴 돈은 전체 예산의 3%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피해자 아닌 활동가를 위한 단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할머니에 대한 모욕이 친여 세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어야 했다.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을 되돌아볼 계기”라는 언급도 대다수 투명한 시민단체를 욕보이고, 정의연에는 면죄부를 주는 발상이다. 이러니 여성가족부가 국회에 자료 제출도 거부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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