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송재우기자
그래픽 = 송재우기자
■ ‘CO₂→에틸렌’ 생성 80%까지 높이는 원자 촉매 기술

국내외 6개 공동연구팀 개발
구리면에 1nm 미만 공간 생성
CO₂ 환원 생성물 흡착 최적화
‘고부가 화합물’ 생산력 확대
기후문제 등 대응 기술로 주목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대표적 온실가스로 미움을 받아왔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그동안 탄소배출량 제한 등 주로 이 기체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탄소 화합물(에틸렌, 메탄, 가솔린 등)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이 1980년대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바로 탄소 자원화 기술이다.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었다. 막대한 전기에너지가 소모되는 점이다. 이를 줄이기 위해 성능 좋은 촉매(화학반응 촉진제) 연구에 과학자들은 매달렸다. 구리 촉매의 반응속도와 효율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최근 우리나라와 해외 공동 연구진이 구리 입자 내 원자의 틈을 제어하는 기술로 이산화탄소를 에틸렌 등 고부가 연료로 변환할 수 있는 전기화학 촉매 소재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기존 구리 나노입자 촉매보다 약 10배 이상의 활성도를 보일 뿐 아니라, 주입된 에너지 대비 80% 이상이 에틸렌 계열의 탄소 2개가 결합된(C2) 탄화수소 연료로 변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1월 30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논문의 주저자인 성균관대 정형모 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권영국 교수, 부산대 김광호 교수와 카이스트 EEWS 대학원 강정구 교수 연구팀은 미국 버클리대, 칼텍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로부터 에틸렌 생성 비율을 최고 80%까지 높이는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 나노입자 기반 촉매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원자 수준의 촉매제어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연구팀은 산화된 구리의 환원반응을 전기화학적으로 미세하게 제어해 구리 결정면 사이에 1나노미터(㎚, 10억 분의 1m) 미만의 좁은 틈을 생성했다. 이 원자 틈에서 이산화탄소 환원반응 중간생성물의 촉매 표면 흡착에너지를 최적화해 촉매반응의 활성을 극대화했다. 동시에 탄소-탄소 결합을 유도해 에틸렌과 같은 고부가 화합물이 효율적으로 생산되도록 했다.

전기화학적 촉매반응을 활용한 이산화탄소 변환 기술은 효율적인 이산화탄소 전환 촉매 기술의 개발을 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이면서 산업에 유용한 연료나 화합물을 생산하는 ‘꿩 먹고 알 먹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전환을 위해 그동안 다양한 전이금속 기반의 전기화학 촉매가 개발됐으나, 에틸렌과 같은 탄화수소 계열의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원소는 구리가 유일했다. 하지만 구리 촉매는 반응 속도 및 생성물의 선택성이 높지 않아 이산화탄소 저감의 실효성과 생성물의 경제성이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리 촉매의 특성을 개선하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국내 연구진은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문제 대응을 위한 핵심 대안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변환 : 이산화탄소는 하나의 탄소와 두 개의 산소 원자로 구성된 기체로, 이들로부터 산소를 떼어내거나 수소를 붙이면(환원공정) 유용한 화합물 혹은 연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는 매우 안정한 기체로, 이를 다시 환원하려면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로부터 환원반응에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공급하고, 반응의 효율 및 선택성을 조절할 수 있는 촉매 기술을 적용하면 아주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다시 유용한 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

원자 수준 틈(interlayer) :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반응의 활성은 촉매의 결정면에 영향을 받으며, 결정면의 구조를 제어할 경우 반응의 활성도 및 선택도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실제 촉매 소재를 합성하거나 촉매를 적층해 전극을 제조할 때, 소재와 소재 사이에 매우 좁은 틈이 생성될 수 있으며, 더 미시적으로는 결정면과 면 사이의 원자 수준 틈이 생성될 경우 촉매반응의 반응물 및 중간체와 상호작용해 전기화학적으로 촉매반응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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