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우주 탐사시대 개막…스페이스X 성공 막전막후

팰컨9 로켓 재활용 나사보다 비용 12억3800만 달러 절감… 美·中·러 우주 탐사 프로젝트 재점화
머스크 다음 목표는 화성 오아시스… 베이조스는 지구 중공업 이전 꿈… 英 버진걸랙틱은 우주여행 방점


2020년 5월 30일 오후 3시 22분. 전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하면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이라는 대기록이 세워졌다.

이후 4일 뒤인 6월 3일 오후 9시 25분에는 스페이스X의 위성 스타링크(Starlink) 60기가 팰컨9 로켓에 실려 하늘로 올라갔다. 우주 인터넷망 구축용인 위성은 제 궤도에 안착했다. 여기에 블루오리진, 버진걸랙틱 등 다른 기업들도 속속 로켓 개발 및 발사 성공 소식을 알리면서 바야흐로 ‘민간 우주관광 시대’가 개막했다. 민간발(發) 우주 탐사가 1980년대 미국의 ‘스타워즈’ 이후 잠잠했던 각국의 우주탐사 프로젝트에도 다시 불을 붙이면서 ‘제2의 우주전쟁’이 도래하고 있다.

◇스페이스X 성공의 막전막후… 치열해진 민간 우주개발 =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유인 우주선 발사 이후 ‘괴짜’ 사업가 일론 머스크의 주가는 하늘 위로 치솟고 있다. 터무니없다고 여겨졌던 머스크의 ‘2030년대 말까지 인류 8만 명이 이주할 수 있는 화성 오아시스 건설’이라는 꿈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이 달 표면에 착륙해 있는 모습을 렌더링 작업을 통해 3차원으로 만든 사진. 스페이스X는 오는 2024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이 달 표면에 착륙해 있는 모습을 렌더링 작업을 통해 3차원으로 만든 사진. 스페이스X는 오는 2024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에 걸맞게 우주선과 우주복도 기술적으로 한층 달라지면서 미래 우주에 대한 부푼 꿈을 한층 더 키웠다. 이번 임무를 수행한 우주인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벵컨의 우주복은 기존의 커다란 모습이 아닌, 날렵한 전신 슈트로 마치 ‘히어로즈’를 보는 듯했다. 우주복 제작에 영화 ‘어벤져스’ ‘엑스맨2’ 등에 등장하는 슈트를 디자인한 호세 페르난데스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크루 드래건의 조종석도 복잡한 버튼으로 가득한 기존 우주선과 달리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돼 있다. 테슬라 자동차에 장착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방식이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발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점은 출시한 지 10년 된 팰컨9 로켓을 재활용한 점이다. 스페이스X는 비용 절감을 위해 2단으로 구성된 팰컨9 로켓의 1단 추진체를 회수해 재활용해왔다. 지난 3일에도 우주인터넷용 위성 스타링크를 쏘아올린 후 팰컨9 로켓의 1단 추진체를 대서양에서 회수했다. 팰컨9 로켓의 10회 발사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해당 1단 추진체의 6회째 발사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팰컨9의 발사 비용은 6200만 달러(약 741억8900만 원)로,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우주왕복선을 한 번 쏘아 올릴 때 들인 13억 달러보다 현저하게 절감된 수치다. 나사는 폭발 위험과 재정난을 이유로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했고, 대신 2014년 스페이스X와 31억 달러, 보잉과 49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러다 보니 민간의 우주여행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당장 나사는 5월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다이내틱스 3사를 달 착륙선 개발 후보로 선정하고 10개월에 걸쳐 기본 개념 설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블루오리진은 5억7900만 달러, 스페이스X는 1억3500만 달러, 다이내틱스는 2억5300만 달러를 나사로부터 받아 착륙선을 개발한다.

특히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버진걸랙틱 등 3대 우주기업들은 ‘꿈’을 놓고도 경쟁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인류의 화성 이주를 목표로 한다면, 블루오리진을 운영하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지구의 중공업을 우주로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블루오리진은 지구와 우주의 경계선을 살짝 넘는 106㎞ 상공까지 올라 준궤도 지역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해 민간 우주여행에 대한 접근성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주여행에 방점을 둔 영국의 버진걸랙틱은 1인당 25만 달러(약 2억9200만 원)를 내면 우주비행을 할 수 있는 여행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인 바 있다.

◇‘미·중·러+3’의 우주전쟁도 가속화 = 미국은 2011년 나사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했지만, 이번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을 계기로 또다시 ‘스타워즈’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태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서명한 우주군 창설이 대표적으로, 나사는 올해 190억 달러를 지원받아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우주인 2명을 달에 보내고, 2028년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게 목표다. 나사는 달에서 채취한 자원에 대해 채광한 개인·기업의 소유를 인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우주를 자원쟁탈의 장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이는 특정 국가가 우주 공간에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유엔 우주조약과는 배치된다.

이에 중국·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전쟁과 마찬가지인 달 침공 계획”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 자국의 우주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주 굴기(굴起)’를 주창한 중국은 올해 7월 화성탐사에 나설 예정이며, 2022년까지 자체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올해 40기 이상의 로켓을 발사할 계획이다. ‘원조’ 우주강국인 러시아도 최근 우주에서 방어적 차원의 핵무기 사용을 가능하도록 하는 ‘핵 억지력 분야 국가정책 원칙’을 발효했다. 2015년 항공우주군을 창설했던 러시아는 달에서 생명체와 물의 흔적을 찾기 위해 2025년 이후 탐사선 루나-28을 발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인도도 가세했다. 일본은 지난달 항공자위대의 첫 우주 전문 부대인 우주작전대를 창설하고 2026년 독자적인 우주 감시 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독일, 프랑스와 재활용 로켓 개발도 시작한다. 유럽우주기구(ESA)는 2025년 달 표토 채굴을 목표로 2022년 달 남극에 탐사선을 투입할 계획이며, 인도도 개발 중인 첫 유인 우주선 가가니얀을 2022년 발사할 예정이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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