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소유세로 불평등 해결을”
“워런 버핏은 자신의 비서보다 자신이 더 적은 소득세를 낸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소득은 매우 적은데 막대한 부를 가진 사람이 있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해 모든 나라가 누진소득세뿐 아니라 누진소유세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2013년 ‘21세기 자본’으로 일약 좌파 경제학자의 대표 격으로 떠오른 토마 피케티(사진)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는 신간 ‘자본과 이데올로기’(문학동네)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한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소득과 부 모두 한 개인이 국가 재정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주요 지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피케티 교수는 당초 서울을 방문해 한국 독자들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파리에서 영상 기자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대체했다.
피케티 교수는 불평등이 대공황 수준에 맞먹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적 소유, 즉 자본을 나눠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적 소유 자체를 부정하지 않지만, 이는 개인이 축적한 자산이 합리적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선에서만 유의미하다”며 “합리적인 조세정책과 법을 통해 한 개인이 축적하는 자산의 합리적 수준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피케티 교수가 내놓은 대안은 ‘기본자본’이다. 그는 “부자들만 자녀에게 미래를 구상할 종잣돈을 주는 게 아니라, 모든 가정의 아이들이 만 25세에 이르면 주거를 마련하거나 창업을 구상할 수 있는 종잣돈(프랑스 기준 1인당 12만 유로(약 1억6000만 원))을 사회가 함께 마련해 주자”고 했다.
피케티 교수는 한국에서도 논쟁이 붙은 ‘기본소득’만으로는 불평등 완화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기본소득’이라는 말은 마치 그것이 모든 복지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은 뉘앙스를 지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생존을 지탱할 수 있게 하는 기초생활비를 의미할 뿐이라는 점에서 나는 ‘최저소득’이라는 표현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세계에 대해선 “재앙이나 위기가 정해진 한 가지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며 “이를 겪어낸 사람들이 공유하는 이데올로기와 그에 따른 공동 행동이 이후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시민이 이데올로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나친 불평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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