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로운 길’천명때 도발 예측”
정세현(사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10일 발간한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에서 북한이 천명한 ‘새로운 길’을 언급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핵 실험은 기본이고 군사적인 도발 행위를 서해와 동해에서 수시로 감행하고 비무장지대(DMZ)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벌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대북 유화론자인 정 수석부의장이 북한의 강도 높은 도발을 예상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수석부의장은 회고록에서 이같이 밝히며 “남측 DMZ 관할권이 유엔사령부에 있기 때문에 이건 사실상 미국을 상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특히 지난해 말 북한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길’을 언급했을 당시 언론 인터뷰에선 ICBM 발사 수준의 도발을 예상했다. 올해 초 북한의 방사포 도발과 각종 담화를 보며 도발 수위를 더 높게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북한이 연락선 폐쇄 등 대남 관계를 잇따라 단절하면서 대북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북한이 수시로 도발을 감행하는 ‘질적 변화’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 수석부의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7년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보좌관을 시작으로 김영삼 정부에서는 청와대 통일비서관, 김대중 정부의 초대 통일부 차관과 장관을, 노무현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을 맡았다. 그는 1995년 김영삼 정부에서 처음으로 북한 붕괴 대비 플랜이 만들어졌다고 밝히며 “그때 탈북자들이 많이 나오면서 그게 북한 붕괴의 신호라는 식으로 많은 사람에게 입력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탈북하기 2년 전인 1995년 동훈 전 통일부 차관을 통해 대통령을 보좌하는 본인과 만나기를 희망했으나 언론에 노출될 것을 꺼려 거부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1995년 7월 9일 김영삼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 주석의 사망을 보고받은 후 첫 멘트는 ‘아쉽다’였다고 밝히며 “노벨상 받을 기대를 품고 있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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