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 순환 3000명 줄여
2만5000명 유력” 시각도
방위비 연계 압박 현실화땐
한미동맹 커다란 타격 예고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독일 주재 미군의 감축 계획을 확정했다고 소개하며 한국 주둔 미군의 철수도 계획 중이라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이 장기 교착 국면에 놓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주독미군처럼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SMA 협상이 개시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전 세계 주둔 미군의 병력 효율화 및 재배치 계획을 검토 중이며 주한미군도 감축계획에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가 지속해서 나왔다.
그리넬 전 대사는 11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빌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독일에 이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및 한국과 일본에서도 미군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넬 전 대사가 구체적인 철수 규모와 일정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SMA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른 시일 내에 주한미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그리넬 전 대사가 ‘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이 주목된다.
주한미군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워싱턴에서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주둔 미군의 전력과 병력을 조정하고 있고 주한미군을 아주 효율적으로 운영한다고 하면 현재 2만8500명을 2만 명 이하로 줄여도 충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스 대표는 “주한미군 감축은 지상군 순환부대 3000명을 보내지 않는 방식으로 2만5000명에 맞추는 게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국방수권법(NDAA)이 주한미군을 현행 2만8500명보다 더 줄이지 못하게 하는 조항이 있다는 점에서 주한미군 감축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 법은 2020년 회계연도에 국한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국익 부합 등 예외적 경우를 이유로 밀어붙일 여지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동아태 지역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감축은 현실성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소 안보전략실장은 “주일·주한미군 감축은 미국의 동아태연구 보고서와도 배치되고 세계 전략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군 철수라는 애드벌룬만 띄워도 한국 국민 정서상 미군이 빠지는 것보다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는 게 낫겠다는 여론 유도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방위비 양보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내밀 경우 한·미 동맹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북한이 핵·미사일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하는 가운데 한·미 동맹이 균열 되고 있다는 대북 시그널은 물론 국내 여론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주 기자·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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