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끝장볼때까지 보복”
北, 연일 對南강경발언 쏟아내

美 불신속 중재역할은 약화
대북전단에 남남갈등도 심화

“한미동맹·국제공조 강화
대북정책 새롭게 정비해야”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대북정책이 파탄 상태에 이르렀다. 열흘 새 10건이 넘는 대남 강경 발언을 쏟아낸 북한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은 15일에도 “끝장을 볼 때까지 련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무력 도발 위협을 가했다. 전쟁위기론이 대두했던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로 남북관계가 회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난 3년간 대북정책이 ‘사상누각’이었던 만큼 한·미 동맹 강화와 대북 공조 유지 등 원칙을 바탕으로 새롭게 대북정책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북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다 양쪽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미·북 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겠다는 희망에 빠져 미국에는 북한 비핵화를, 북한에는 대북제재 해제라는 지킬 수도, 지킬 역량도 없는 것을 약속한 게 부메랑이 됐다는 것이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애초 잘못된 약속을 하며 북한의 기대 수준을 너무 높여 놨다”고 밝혔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영변 카드 정도를 내놓으면 제재가 어느 정도 풀릴 것이라고 한국의 조언을 믿고 하노이까지 갔는데 ‘노 딜’로 그치는 등 지금까지 뭔가 될 것처럼 (남측이) 이야기했는데 하나도 이행이 안 되는 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더 화나게 했다”고 분석했다.

한·미 동맹이 약화되며 미·북 관계에서 한국의 레버리지(지렛대)가 줄어들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굉장히 긴밀한 소통, 원팀 대응을 했으면 더 (북한의) 인정을 받을 수 있었는데 한·미 관계조차 결속력을 잃고 있으니 (북한이 남한을) 용도폐기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계속 끌려다니면서 정작 북한의 도발에는 대처를 제대로 못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올해 남북의 독자적인 교류 협력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3자 회동 이후에도 한국의 레버리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북한도 알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공격 카드로 꺼내 든 대북 전단(삐라)에 대해 정부가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것 역시 “청와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라는 비아냥만 듣고 국내 여론만 쪼개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병기·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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