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장 없는 상임위도 강행
국회의장은 野의원 강제배정
176석의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에서 헌정 사상 유례없는 독주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에 소속된 국회의원을 상임위원회에 강제 배정하는 등 관행을 무시하는 사례가 21대 국회 들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의회 독재가 시작된 날”이라고 비판하며 여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국회 일정에 불참키로 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긴급 비대위 회의를 열고 “모든 책임은 여당 스스로가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금주 안으로 18개 전 상임위에 대한 원 구성을 마치고 3차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계속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이 현실화될 경우 1988년 민주화 개헌 이후 유지됐던 상임위원장 의석수 비율 배분 관행이 깨지게 된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한 지 20일이 채 안 된 기간에 교섭단체 합의 관행을 여러 차례 깼다. 지난 5일 통합당이 반대하는 가운데 국회의장을 선출했고, 국회 개원식이 무산됐다. 개원식이 열리지 않으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법에 명시된 선서도 하지 않고, 본회의 표결 행위에 이어 상임위 활동까지 시작하게 됐다. 이 같은 사례도 역시 1988년 13대 국회 이후 없었던 일이다. 박 의장은 전날(15일) 6개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면서 통합당 의원들을 강제 배정했다. 1967년 여당의 의장 단독 선출과 야당 의원 강제 배정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는 야당인 신민당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교섭단체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섭단체 의원 강제 배정은 이번이 첫 사례다.
통합당 의원 20여 명은 이날 박 의장을 찾아가 자신들의 상임위원회 강제 배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했고, 전날 배정된 상임위원을 사임했다. 김미애 비대위원은 “2020년 6월 15일은 의회 독재가 시작된 날”이라며 “통합당 의원을 넘어서 (통합당을) 지지한 41% 국민을 짓밟은 날”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민주주의의 수단과 가치를 혼동하고 있다”며 “수의 힘을 밀어붙여 대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명진·서종민 기자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