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기각후 6일만에 현장행보
하루 3개 사업부 사장단 만나
상반기 실적 점검·대책 논의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난 지 6일 만에 첫 현장 경영에 나서 위기 극복과 비상 경영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코로나 쇼크’ 탓에 2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고 미·중 패권 경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여건 악화 속에 경영 행보를 멈춰선 안 된다는 위기감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5일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무선사업부 등 사업별 릴레이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이 하루에 3개 사업부 사장단을 모두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 9일에도 경영 현안을 챙기면서 곧바로 현업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반도체·부품(DS)부문 사장단과 만나 글로벌 반도체 시황과 투자 전략을 논의했다. 오찬 후에는 파운드리 전략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노태문 사장 등 무선사업부 경영진과 만나 상반기 실적에 대한 점검과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 내년 플래그십 제품 사업 운영 전략도 논의했다.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이 부회장이 릴레이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것은 그만큼 삼성 내부의 위기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적 악화, 미·중 무역 분쟁, 일본 수출 규제 재점화 등으로 ‘복합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올 2분기부터 삼성전자 실적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로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가전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눈높이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반도체 시황도 녹록지 않다.

재계는 구속영장 기각으로 일단 경영 공백을 피할 수 있게 된 이 부회장이 당분간 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악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외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수립과 투자도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와 인수·합병(M&A)을 모색하고 무노조 경영 등에 대해 사과하며 약속했던 ‘뉴 삼성’을 만들기 위한 실천 방안도 점검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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