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총리실이 인종적 불평등에 대한 위원회 신설을 발표했지만, 인선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인종차별을 인정하지 않았던 이들이 위원회 구성을 맡거나 위원 하마평에 올라 사실상 보여주기식 위원회가 아니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날 총리실 산하에 인종적 불평등을 다루는 위원회 설립을 발표하고, 구성을 무니라 미르자 정책국장이 맡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인 미르자 국장은 존슨 총리의 런던시장 재임 때 문화교육부문 부시장으로 활동했고, 2012 런던올림픽 당시에는 인도나 무슬림권 예술가들의 작품을 경기장 등에 대거 소개해 성공적 개최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미르자 국장은 평소 “인종차별은 정치인들이 과장하는 것”이라며 영국 내 구조적 인종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18년 옥스퍼드·케임브리지대에 유색인종 입학자가 적은 것이 인종적 불평등 때문이라고 비판했던 샘 기마 전 연구과학혁신부 장관에 대해 “뜨거운 감자를 다루는 냉소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고 테리사 메이 총리 집권 시절 인종차별 관련 조사에 대해서도 “인종차별적인 프레임으로만 모든 것을 바라보면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반대한 바 있다.

미르자 국장의 추천 인사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르자 국장은 평소 트레버 필립스 전 노동당 의원을 영입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필립스 전 의원은 영국 내 무슬림 사회에 대해 “국가 내 국가”라고 발언해 비난을 산 바 있다. 앞서 필립스 전 의원이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종간 격차 조사의 책임자로 내정됐을 때도 비판이 많았다.

다이앤 애벗 전 노동당 그림자내각 내무장관은 “미르자 국장이 이끄는 위원회는 DOA(도착 즉시 사망) 상태”라고 비판했고, 데이비드 라미 노동당 의원도 “이는 시위를 진정시키려는 미봉책일 뿐”이라며 비판했다.

박준우 기자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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