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15일 오전 ‘北 폭파 징후’ 보고했지만…

폭파 전날 ‘주민 대피령’ 확인
오후엔 폭발물 설치 등도 포착


북한이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전날 인근 주민·직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 분명한 징후를 보였고 군 당국도 이를 식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서 영상 메시지를 내보낼 당시 북한은 개성지역에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는 군을 통해 실시간 북한의 움직임을 보고받았지만 제대로 된 정보 판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기 하루 전인 15일 오전에 개성공단 지역에 대규모 차량 움직임이 있었고, 당일 오후 6시에 주민·직원 대피령 방송까지 확인돼 이를 곧바로 청와대에 보고했다”며 “폭파 당일 오전 또한 연락사무소 인근에서 막바지 폭발물 설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인력 움직임이 식별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15일 야간에도 폭발물 설치 작업을 벌였고 군 당국은 이 또한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를 통해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는 계속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틀 후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가 직면한 불편과 어려운 문제는 소통과 협력으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그 시각에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있었다.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청와대 내부의 편향적인 정보 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북한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정책 방향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려 하고, 그에 맞게 참모진을 구성한다는 지적이다. 국책기관의 한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보 수집은 크게 국가정보원과 군, 대북 시민단체인데 이들이 정보를 올려도 청와대 내부에서 희망 섞인 분석으로 일관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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