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여당 주장에 부정적 견해
관가 “리더십 회복할까” 관심


“여권과 사안마다 각을 세워온 경제 부총리가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홍남기(사진) 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 최근 세종관가(官街)에 떠도는 대화소재다. 기재부가 정부 조직에 신설된 2008년 2월 이후 장관 7명의 재직 기간은 평균 18.6개월이었다. 가장 재직 기간이 길었던 사람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28개월간 머물렀던 윤증현 전 장관이었다. 가장 짧았던 사람은 강만수 초대 장관(12개월)이었다. 홍 부총리는 2018년 12월 취임해 올해 6월 현재 만 19개월째 재직하고 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계산하더라도, 역대 기재부 장관 중에서 윤 전 장관, 박재완 전 장관(재임 기간 2011년 6월~2013년 3월, 21개월) 이후 세 번째로 긴 기간 동안 재직하면서 ‘장수(長壽) 부총리’의 반열에 올라섰다.

홍 부총리는 취임 이후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쪽에서는 “나라 곳간 지기인 재정 관료의 본분을 저버린 채 정권에 비위만 맞추는 ‘예스맨’”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다른 한편에서는 “모피아(옛 재무부를 뜻하는 영어 앞글자 MOF와 갱 조직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소리를 듣는 기재부의 기득권을 아직도 버리지 못했다”는 질타를 동시에 받아왔다. 실제로 홍 부총리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국회에서 심의하는 과정에서 규모를 늘리는 데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서 “해임을 건의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체 가구의 70%만 지급하자는 기재부의 주장과 전체 가구 지급을 고집하는 민주당의 주장이 맞서면서 나온 말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홍 부총리와 기재부를 공개적으로 질책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17일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기본소득 도입, 증세(增稅), 대학 등록금 반환을 위한 정부 지원, 제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대해 모두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그러자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님도 국무회의에서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가능한 모든 대책을 꺼내라고 했다”며 홍 부총리를 닦아세웠다. 세종 관가에서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소신(所信)이라기보다는 최소한의 상식”이라며 “그가 상식을 얘기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 여당과 청와대 등의 장벽을 헤치고 경제 리더십을 과연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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