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남용’동의의결 절차 개시
공정위 철퇴 피할 가능성 커져
“사실상 봐주기 아니냐”지적도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이동통신사에 갑질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애플코리아의 손을 일단 들어줬다. 이동통신사와 광고비·수리비용을 분담하고, 소비자를 위한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하겠다는 애플코리아의 시정방안을 받아들이면서다.
공정위는 애플코리아의 거래상지위 남용과 관련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불공정 거래 행위가 있다고 판단될 때 해당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마련하면 공정위가 법 위반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애플코리아와 이동통신 3사 등 이해관계자 및 정부 부처는 동의의결 절차 개시 후 30∼40일 기간 동안 최종 동의의결안을 마련해야 한다. 동의의결 절차가 개시된 뒤 합의가 결렬된 적은 드물어 사실상 애플코리아가 공정위의 제재를 벗어날 공산이 커졌다.
애플코리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광고비와 자사 제품 전용 무상서비스 센터 개설 운영과 관련한 수리비용 등을 떠넘겼다는 혐의로 2018년 4월에 공정위로부터 심사보고서를 받았다.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지급을 거부하는 등 경영권 간섭 혐의도 받았다. 이에 애플코리아는 이동통신사들의 부담 비용을 줄이고, 비용 분담을 위한 협의 절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동통신사에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판단된 기존 거래 조건을 개선하고 경영 간섭을 완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또 소비자와 부품업체 등 중소사업자 등을 위한 상생지원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비용분담 비율 및 상생지원기금의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공정위는 “휴대전화와 이동통신은 대표적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상품 및 서비스로서 업 특성상 변화가 빠른 점을 고려했다”면서 “애플코리아의 자발적 시정을 통해 이동통신사 간 거래 관계를 실효성 있게 개선시킬 수 있고, 상생지원 방안을 통해 중소사업자·프로그램 개발자·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부터 지난 4년간 동의의결 신청 8건 중 공정위는 이동통신 3사의 무제한 요금제 부당광고 건에 대해서만 동의의결을 인용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모두 기각 결정을 내린 뒤 제재 심의를 이어갔다. 공정위가 미국에 본사를 둔 애플코리아에 대해 사실상 봐주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애플코리아의 시정방안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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