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민간업체에 용역을 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防疫)의 비용 지급을 미루면서 후려치기까지 하는 것은 파렴치한 ‘갑질’의 전형이다. 지난 3월부터 ‘해외 입국자 격리 시설’에서 소독·청소·폐기물 처리 등을 맡아온 전국의 업체 20여 개 중 6개가 17일 기준으로 최장 3개월의 용역 대금인 총 8억∼9억 원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복지부 발주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담당 공무원 등과 계약하고 방역 활동을 했는데도, 복지부가 대행업체를 내세워 계약보다 최대 27% 낮은 단가의 수용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용역 계약에 ‘하루 24시간 상시 대기’와 함께 적시한 ‘일당 30만 원과 위험수당 5만 원’이 일반적 단가의 1.2∼1.5배인 것은 불가피했다. 감염자가 발생하면 존폐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는 소규모 업체 모두 용역을 꺼렸다. 복지부 위임에 따라 계약한 천안시청 공무원이 “정부도 당시 위험한 일임을 감안해 높게 책정했다”고 밝힌 이유다. 그런데도 자금력이 더 달리는 영세업체 10여 개는 부도 위기를 막기 위해, 후려치기 단가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아들였다.

일부 업체는 복지부를 찾아가 “저희는 100만 원이 없어서 죽을 수도, 도산할 수도 있다”며 읍소했으나, 외면당했다고 한다. 그런 정부 부처는 존재 이유도 없다. 계약 금액을 당장 줘야 한다. “선거용 재난기금 수조 원 지급이 전광석화로 진행되는 걸 보고 배신감이 들었다. 그 돈은 안 아깝고, 감염 위험 속에서 일한 일용직에 줄 9억 원은 아깝다는 거냐”고 한 어느 업체 대표의 절규나마 복지부는 새겨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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