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언택트’ 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래형 콘서트의 모습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K-팝의 ‘언택트’ 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래형 콘서트의 모습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언택트 K-팝’… 미래 콘서트 모델로 떴다

코로나 국면속 BTS ‘방방콘’ 성황… 75만명 접속
동방신기·슈퍼 주니어 등 SM‘비욘드 라이브’도
공연당 평균 10만명 접속…200억 천문학적 수입

국내 최대 5만석 오프라인 공연보다 관객수 많고
저렴한 티켓 가격·집 안서 즐기는 관람 편의성도
아티스트와 소통 제한…AR·3D 통해 현장성 보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대규모 관객이 참여하는 공연과 전시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K-팝 그룹의 ‘언택트(Untact·비대면)’ 콘서트가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바로 SM엔터테인먼트의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와 방탄소년단(BTS)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방콘 더 라이브(Bang Bang Con The Live)’였다. 과연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미래 콘서트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까.

동방신기의 ‘비욘드 라이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동방신기의 ‘비욘드 라이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얼마나 벌었나 = ‘비욘드 라이브’는 국내 대표 기획사인 SM이 지속해서 추구해온 문화기술(CT)에 네이버 브이라이브의 정보기술(IT)이 결합한 형태였다. 4월 26일 슈퍼엠 공연을 시작으로 중국 그룹 웨이션브이(5월 3일), NCT 드림(5월 10일), NCT 127(5월 17일), 동방신기(5월 24일), 슈퍼주니어(5월 31일)까지 6개 팀이 차례로 출동해 각 2시간 남짓 ‘집콕’하는 팬들과 만났다. 공연당 평균 접속자 수는 약 10만 명, 시청료는 1인당 3만3000원으로 6회 총 60만 명으로 계산할 때 공연 수입이 약 200억 원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기획사나 가수들이 콘서트는커녕 작은 행사도 뛰지 못하는 시기에 천문학적인 돈이다.

빅히트가 미국 라이브 스트리밍 업체인 키스위와 손잡고 14일 개최한 ‘방방콘’은 더 큰 수입을 올렸다. 1인당 2만9000∼3만9000원 하는 온라인 티켓 값에도 불구하고 접속한 팬이 무려 75만6600명. 빅히트는 어림잡아 255억 원을 벌어들였다. 방탄소년단은 여기에 광고 수입까지 챙겼다. 100분 공연 동안 중간 휴식시간이 2회 있었는데 그때 방탄소년단이 모델로 활약 중인 브랜드의 광고가 노출됐다. 최근 광고가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에 집행되고 있으나 이런 식은 처음이었다. 광고계 관계자들은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에 이어 SNS와 유튜브, 바이럴도 있지만 이렇게 유료 관객이 수십만 명씩 모이는 제한적 공간에 광고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영향력과 참석자의 순도를 고려할 때 방송 광고를 능가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고 그에 따른 짭짤한 부가수익이 나왔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익성의 기회를 발견한 다른 기획사들도 온라인 공연에 뛰어들고 있다. 비투비가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다음 달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온라인 콘서트를 열고, 보이그룹 아스트로의 소속사 판타지오 뮤직도 28일 유료 온라인 공연을 연다. 또 가수 정용화는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하고, CJ ENM은 매년 외국에서 열었던 한류 축제 ‘케이콘(KCON)’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슈퍼엠의 ‘비욘드 라이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슈퍼엠의 ‘비욘드 라이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오프라인 콘서트와 비교하면 = 그렇다면 이와 같은 온라인 콘서트가 오프라인 콘서트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오프라인 콘서트는 수용할 수 있는 관객 규모에 따라 대략 ‘홀급’(5000석 미만), ‘아레나급’(1만∼3만 석), ‘스타디움급’(5만 석 이상)으로 나뉜다. 스타디움 공연이 가장 큰 규모다. 국내에선 서울월드컵경기장(6만 석)과 잠실올림픽주경기장(7만 석), 해외엔 영국 런던 웸블리구장(9만 석), 미국 LA 로즈볼 스타디움(9만 석),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8만 석), 일본 도쿄돔(5만 석) 무대 정도다. 스타디움 공연을 해야 ‘월드스타’로 통한다. 방탄소년단은 이런 공연장을 다 매진시켰다.

오프라인 공연의 티켓 가격은 8만∼15만 원 사이다. 공연장 내 무대와 객석의 거리에 따라 차이가 있다. 평균적으로는 10만 원 안팎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방탄소년단이 5만 명 규모의 도쿄돔에서 약 10만 원의 입장료를 받고 공연했다면 입장 수입은 50억 원이 된다. 실제로 미국 빌보드가 지난해 말 공개한 ‘2019년 투어 톱 40’ 박스스코어에 의하면 방탄소년단은 42회의 월드투어 공연을 통해 1억9641만 달러(약 238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한 공연당 평균 467만 달러(56억 원)를 벌어들인 셈이다. 여기에 앨범 현장 판매와 화보·티셔츠·응원도구 등 판촉상품(MD) 판매까지 더하면 수입은 수십억 원씩 더 늘어나게 된다. 총수입 면에서는 오프라인 월드투어의 덩치가 훨씬 더 커 보인다.

그러나 ‘경제성’을 따지면 좀 달라진다. 오프라인 공연은 수입도 대단하지만 그만큼 비용도 엄청나다. 스타디움 대관료, 무대 설비와 장치 운송료, 공연 스태프의 숙박과 항공료 등에 적지 않은 돈이 든다. 공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티켓 매출의 60∼70% 정도는 공연 준비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에 비해 온라인 공연은 비용이 적게 든다. 대관료가 적고, 숙박·항공료 등은 거의 들지 않는다. 대신 공연의 촬영과 라이브 스트리밍(온라인 실시간 방송)을 위한 초기 개발비가 필요하다.

온라인 공연은 관람 편의성 면에서도 나쁘지 않다. 시간만 맞추면 관람객은 자신의 집 안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요즘엔 고화질의 대형 TV나 모니터가 일반화돼 있어서 현장의 VIP석보다 더 가깝고 생생하게 아티스트의 춤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언택트는 새로운 장르=그러나 온라인 콘서트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아티스트와 팬이 뜨겁게 소통할 수 없다는 점이다. 팬들이 공연장을 찾는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모습과 목소리를 실제로 접하고 함께 교감하기 위해서다. 아티스트의 숨소리와 땀방울 하나까지 잡고 싶어 하는데, 현재로썬 온라인이 이런 것까지 담아낼 수는 없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은 응원도구를 아티스트의 노래에 맞춰 연동하는 것이었다. 멜로디에 따라 응원봉의 색깔이 저절로 바뀌도록 해 팬들이 공연장에 함께 있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또 증강현실(AR)이나 3D 그래픽으로 현장성을 보완했다. 온라인 티켓 외에 MD 매출을 일으키는 것도 숙제다. MD 매출은 때론 입장권 수입을 넘어서기에 기획사로선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해외 공연계에서는 K-팝의 새로운 시도에 비상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을 차츰 새로운 장르이자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결코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대중지 롤링스톤스는 “역대 가장 많은 공연 수입을 올린 에드 시런은 2년 6개월간의 ‘디바이드 투어’에서 255회의 공연을 통해 7억7560만 달러(9400억 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1회 공연당 300만 달러에 해당한다”면서 “BTS의 ‘방방콘’을 40회만 하면 에드 시런의 투어 총수입을 넘는다. 물론 비용은 훨씬 덜 든다. BTS는 온라인 유료 콘서트에 대한 의구심을 단번에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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