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018년 5월 4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서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정 실장과 볼턴 안보보좌관은 6·12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뉴시스 연합뉴스
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018년 5월 4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 백악관 웨스트윙 앞에서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시 정 실장과 볼턴 안보보좌관은 6·12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뉴시스 연합뉴스

文, 1차 미북 정상회담때부터
北입장 대변하며 참석 희망해
2차회담 결렬뒤 3차회담 제안

비핵화보다 남북관계만 중시
트럼프,입장差 인식뒤 경계심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과 2019년 2차례 미·북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매번 북한 입장을 대변하면서 미·북의 거부에도 불구, 회담 때마다 동석을 요구했던 것으로 22일 드러났다. 또 문 대통령은 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노딜(No Deal)’ 이후에도 3차 정상회담 장소·시간까지 제의했고,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미 간 대북정책 차이를 인식했으며, 3차 정상회담을 거부하는 등 경계심을 갖게 됐다”고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대북정책 추진에 한·미 동맹의 균열이 커졌다는 지적이어서 향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문화일보가 입수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8년 4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에 잘못된 정보와 북한에 편향된 제안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대표적 사례가 같은 해 4월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으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차례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만을 수차례 되풀이했고, 볼턴 전 보좌관은 “문 대통령은 햇볕정책 노래만 불렀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차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 미 측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과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지속적으로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극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시간과 장소, 형식의 극적인 접근”을 강조하면서 판문점이나 미군 군함에서 3차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정상회담에서는 실질적인 합의가 나와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한국에 돌아가면 북한에 6월 12일이나 7월 27일 3차 정상회담을 제시하겠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전에 북한 핵무기 제거 합의가 나와야 한다며 다시 한 번 거절했다. 또 문 대통령은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부터 지난해 6월 남·북·미 판문점 회동 등에 모두 동석하기를 강력히 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밝혔다. 이 때문에 한·미 동맹의 균열은 깊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6월 말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문재인 정부 사이의 분열이 커질 가능성을 이해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조치를 보면서 우리와 다른 어젠다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것이 비핵화보다는 남북관계를 강조하는 의미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 2차 정상회담 파행 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불가역적 비핵화의 첫 단계”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전했으며, 당시 이는 “조현병(schizophrenic) 같은 생각이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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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 기자

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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