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협서 관련논란 언급안해
압박 차단 의도땐 발언 했을것
文 나서기 전엔 尹흔들기 지속


문재인 대통령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여권의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압박 사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법조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권력 수사를 지휘하는 윤 총장에게 ‘무언의 경고’를 보낸 것 아니냐는 반응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전날 제6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권력기관 스스로 주체가 돼 개혁에 나선 만큼 ‘인권 수사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대로 서로 협력하면서 과감한 개혁 방안을 마련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해주기 바란다”고 밝힌 것을 두고 검찰 내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에게 원론적인 차원의 당부만 했다고 보고 있다. 정권 출범 당시부터 검찰도 개혁의 주체로 내세웠던 문 대통령의 기존 발언과 결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협의회를 앞두고 여권에서 연거푸 나온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성 발언에 대해서는 침묵을 선택했다. 이와 관련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여권의 사퇴 압박에서 건져내려고 했다면 재신임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야 하지 않았겠느냐”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게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대통령이 임면권자의 직무를 사실상 유기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여권에서 노골적으로 윤 총장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추 장관과 갈등이 드러난 상황에서 임면권자가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판받을 일”이라며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윤 총장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임면권자인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둘러싼 사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매듭짓지 않으면 여권의 ‘윤 총장 흔들기’는 지속될 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처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수록 여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측근 수사 압박과 다음 달 예고된 인사 등을 통해 윤 총장의 검찰 내 입지는 점점 좁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사견을 전제로 “윤 총장이 (자진 사퇴를)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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