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바라보는 세바스찬 승(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왼쪽 첫 번째). 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바라보는 세바스찬 승(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왼쪽 첫 번째). 삼성전자 제공
세계적인 AI석학 세바스찬 승
통합 연구조직 사장으로 내정

美·英·러 등에 연구센터 설립
“지금까지 없던 미래 만들어야”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을 사장으로 내정하면서 미래성장동력인 AI 기술과 사업전략을 고도화해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앞서 지난 5월 초 대(對)국민사과 기자회견에서 ‘뉴 삼성’을 선언하고 회사 미래를 위해 유능한 외부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핵심 미래사업인 AI를 직접 챙기면서 글로벌 네트워킹을 이용해 핵심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4일 세계 최고 AI 석학인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뉴 삼성’ 비전을 제시하면서 핵심 인재 확보를 공표한 이후 이뤄진 첫 사장급 영입 사례다. 승 소장은 한국을 포함해 총 13개 국가에 있는 글로벌 15개 연구·개발(R&D)센터와 7개 AI센터의 미래 신기술과 융복합 기술 연구를 관장한다.

승 소장은 뇌 기반 AI연구를 개척한 석학이다. 그는 프린스턴대 교수로 연구 활동을 하면서 2018년부터 삼성리서치 최고연구과학자(CRS)를 겸직해 삼성전자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에 대한 자문을 맡았다. 승 소장은 “회사의 미래를 위해 AI 경쟁력을 더욱 빠르게 키워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뜻에 공감해 삼성전자의 AI 연구에 전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 소장은 이번에 사장을 맡으면서 세계적인 연구자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강화하고,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해 연구 역량을 끌어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이후 삼성이 발 빠르게 AI 인재 영입에 나서면서 AI 연구 역량과 더불어 AI 구현에 핵심적인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제고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지난 2018년 8월 AI, 5세대(G) 이동통신, 전장(電裝)용 반도체 등을 ‘미래성장사업’으로 지정하고 집중육성 계획을 밝혔다. 이 부회장도 2018년 경영 재개 직후 첫 해외 출장지로 유럽과 북미를 방문해 글로벌 AI 석학들을 만나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고 인재 영입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며 AI를 비롯한 미래 신사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에는 승 소장과 함께 세계 AI 분야 4대 구루(스승)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를 만나 미래 AI 산업 발전 방향과 삼성전자의 AI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이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삼성전자는 한국, 미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 5개국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동시에 글로벌 석학들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해 AI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미래 성장의 키는 이 부회장에게 있다”며 “일상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지만 대규모 인수·합병(M&A), 투자 등 삼성 미래를 좌우하는 전략적 결정이나 글로벌 네트워킹 구축은 총수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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