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로 추적 따돌려
악성앱 설치 유도 돈빼내가
3년간 피해금액 3배나 늘어
정보기술(IT) 발달로 수법이 고도화한 피싱 사기에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전화 번호 변조, 메신저 해킹, 원격 제어 앱, 전화 가로채기 앱 악용 등 ‘나는 피싱범죄’에 대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범죄 시도를 차단하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24일 금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외교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은 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T 기술 발달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메신저 피싱 건수와 피해액은 급증하는 추세다. 1∼4월 간 메신저 피싱 건수는 2018년 1662건에서 지난해 2416건, 올해 3273건으로 늘었다. 피해액도 2018년 36억9600만 원에서 지난해 83억7500만 원, 올해는 127억8800만 원으로 뛰었다.
카카오톡 등 SNS에서 가족과 지인 등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돈을 보낼 것을 요구하거나 문화상품권 결제, 스마트폰에 ‘원격 제어 앱’ 설치 유도, 신용카드 사진과 비밀번호 요구 등 수법이 다양하다.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해외에 근거를 두고 전화번호를 조작하는 점도 검거를 어렵게 하고 있다. 추적이 어려운 인터넷 전화나 해외 발신 전화를 국내 번호(010)로 변조할 수 있는 심 박스(서로 다른 유심칩을 최대 256개까지 꽂아 중계 장치로 이용) 등을 이용하는 지능적 첨단기법이 총동원됐다. 이들은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한 뒤 금융회사에 건 전화를 가로채 피해자를 속이는가 하면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피해자 휴대전화 금융 앱에서 금전을 빼내기도 한다.
이에 정부는 관계 부처 협업을 통해 휴대전화 등 통신 수단 부정 사용과 발신번호 조작 방지, 심 박스 제거 등에 나서기로 했다.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 후 해당 번호에 대한 이용 중지 기간을 현행 4∼5일에서 2일 이내로 줄이고 악성앱이나 피싱 사이트 단속도 강화한다. 특히 통신사와 금융권의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사용해 보이스피싱의 음성 문맥에 대한 머신 러닝 기법으로 피해를 예방하고 보이스피싱 위험이 탐지된 경우 은행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과 연계해 피해를 방지토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FDS를 활용하면 금융거래 과정에서 이상거래를 탐지해 의심거래를 중지 혹은 지연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으며 금융사기 등도 사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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