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산업 경쟁력 끌어올리기
中企 협력업체들 전폭 지원
소부장 공동 개발 속속 성공
‘K-칩 시대 열기’ 계획 착착
삼성전자는 25일 반도체 협력업체들과 공조를 통한 ‘소부장’ 개발 성공 사례를 공개했다. 레이저 설비업체 이오테크닉스는 수입에 의존하던 고성능 설비를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해 D램 미세화 과정에 도입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수입한 레이저 설비들이 반도체 회로가 미세화되면서 불량이 자주 발생하자 독자개발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설비를 이용해 지난해 3월 세계 최초로 3세대 10나노(1㎚=10억 분의 1m)급 D램 양산에 성공했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3D 낸드플래시 식각공정의 핵심소재인 ‘고선택비 인산’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품질을 크게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등 국내 주요 설비업체 및 2∼3차 부품 협력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다음 달부터 설비부품 공동개발에 착수한다. 설비업체가 필요한 부품을 선정하면 삼성전자·설비업체·부품업체가 공동개발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지원정책도 가동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정부와 삼성전자, 반도체 업계가 1000억 원 규모로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를 조성했으며, 국내 유망한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업체를 발굴해 투자할 예정이다.
재계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의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상생 협력’이 필수라는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전방위적인 실행계획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올 1월 반도체·부품(DS)부문 사장단 간담회에서도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일 경제 갈등이 재현될 조짐이 보이면서 이 같은 선제적 대응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당시 일본으로 직접 건너가 핵심 소재 확보에 나섰다. 최근 이 부회장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위기의식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올 들어 사장단 회의 소집, 현장 방문, 투자 발표 등 반도체 관련 경영 활동이 공개된 것만 7차례에 달했다는 것도 이 부회장의 위기감을 보여주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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