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메아리·우리민족끼리
“한국, 한미워킹그룹에 목매여
美 추종하는 꼭두각시 노릇”

6·25집회는 3년째 열지않아
대외전략 수위 조절하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한 이후 남측을 향한 비난을 자제했던 북한이 사흘 만인 26일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매년 6월 25일에 열던 ‘반미 군중집회’를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올해도 개최하지 않는 등 대외전략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북한의 대외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한미실무그룹(한미워킹그룹) 해체는 남조선 민심의 요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미실무그룹에 목이 매여 남조선 당국은 북남(남북) 선언들을 단 한 가지도 이행하지 못했으며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 압박 책동을 정당화해주고 그에 추종하는 꼭두각시 노릇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비방했다.

이 매체는 또 “남조선 당국이 북남관계가 파국적 위기에 처한 오늘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대양 건너 상전에 기대어 무엇인가를 얻어보려고 어리석게 놀아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달 초부터 대북전단을 빌미로 남측 정부를 비방했으나 최근에는 한·미 동맹 공격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양상이다.

북한의 대외매체 ‘우리민족끼리’ 또한 이날 ‘남조선 시민단체 한미실무그룹을 당장 해체할 것을 강력히 요구’란 기사를 통해 남한 내의 한미워킹그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상세히 전했다. 김 위원장이 군사행동계획 보류를 결정한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미워킹그룹 무력화 목소리가 커지자 북한 매체들도 공세를 강화한 것일 수 있다. 북한 당국은 한미워킹그룹과 관련된 입장을 모든 주민이 열람하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방송이 아닌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내놓고 있다.

한편 북한은 올해 6월 25일에도 반미 군중집회를 열지 않았다. 2018년 이후 3년째다. 이날 노동신문은 전국 각지에서 각계각층의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참전열사묘 참배가 이어졌다는 소식을 1면에 실었고 조선중앙통신도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 참배만 간략히 보도했다.

2018년 이전만 해도 북한은 6·25전쟁 발발일인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까지를 ‘반미 공동투쟁 월간’으로 지정해 평양과 지방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미국을 비방했다. 6·25전쟁 70주년에도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지 않은 것은 미국 대선 전까지 대미 공세의 수위를 조절하면서 관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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