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가수 영탁은 최근 TV조선 ‘사랑의 콜센타’에서 임재범의 노래 ‘고해’를 불렀습니다. 그는 22세 때 영남가요제에서 임재범의 또 다른 히트곡 ‘비상’을 불러 대상을 받은 후 데뷔를 결심했던 터라 임재범은 그에게 남다른 인물일 수밖에 없죠. 티캐스트 E채널 ‘탑골랩소디’에서는 몽골인 엔뭉크가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불러 가왕 자리에 올랐는데요. 이처럼 임재범은 노래를 소재로 삼은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레전드(legend)’ 같은 인물이죠.

하지만 정작 임재범의 모습은 볼 수도, 그의 목소리를 듣기도 어렵습니다. 지난 2015년 30주년을 기념한 여러 프로젝트를 선보인 이후 5년째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요. 최근 만난 가요계 관계자는 “내년이면 임재범도 예순이다. 성대도 나이를 먹기 마련인데, 걸출한 가수의 50대를 이대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습니다.

찬찬히 생각해보면, 이렇게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는 스타는 더 있습니다. 매번 ‘올해는 복귀할까?’라는 말이 나오는 배우 원빈이 대표적이죠. 지난 2010년 ‘아저씨’라는 단어가 가진 고질적인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단박에 날려 보낸 영화 ‘아저씨’로 신드롬이라 불릴 만한 인기를 누린 원빈은 어느덧 10년째 연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CF를 통해서는 수시로 대중에게 근황을 전했지만 배우로는 ‘개점휴업’ 상태라 할 만하죠.

배용준의 공백은 더 깁니다.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드라마 한류의 물꼬를 트며 일본에서 ‘욘사마’라는 극존칭에 가까운 수식어까지 얻은 그의 마지막 작품은 2007년 작인 MBC ‘태왕사신기’죠. 2011년 KBS 2TV ‘드림하이’에 참여한 적이 있으나, 자신이 소유한 회사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특별출연’ 형식으로 참여했다고 보는 것이 적당합니다. 결국 그의 공백은 13년째죠.

그들만의 사정은 있을 겁니다. 임재범은 지난 5년간 아내와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죠. 배용준은 사업가로서 누구보다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지난 2018년 경영하던 연예기획사를 SM엔터테인먼트에 넘겼으나, SM의 3대 주주로서 비즈니스맨의 면모를 견지하고 있죠. 원빈도 그동안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복귀작으로 검토했던 터라, ‘아저씨’의 성공에 기대 지난 10년간 CF에서만 연기했다는 지적은 다소 가혹합니다.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여론과 언론이 수시로 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왜 안 돌아오냐’고 타박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죠. 그들의 ‘노래를 듣고 싶고, 연기를 보고 싶어서’입니다. 세월의 더께가 쌓이고, 시간의 이끼가 끼면 더 움직이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죠.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라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좋을 듯합니다.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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