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따라 1차감찰 지시했지만
법무부령 ‘수사땐 제외’ 명시
상위 법무부령 정면 위반한 셈
尹비난, 檢을 하급기관 취급
검찰 독립성 완전무시한 처사
시민단체, 秋장관 검찰에 고발
법무부가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연루된 한동훈 전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에 대해 사실상 직무 배제 조치를 내리고 직접 감찰에 들어간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 부당한 조치라는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법조계에서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령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가 직접 감찰 조치의 법적 근거로 든 것은 ‘법무부 감찰규정’이다. 실제로 훈령에 해당하는 법무부 감찰규정 제5조에는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법무부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 법무부가 검찰을 대신해 1차적인 감찰을 수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법무부령)’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판단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감찰관의 역할에 대해 규정한 시행규칙 제1조의3 규정에서는 감찰관을 보좌하는 감찰담당관이 진정·비위 사건의 조사·처리를 맡도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건의 수사 혹은 소추·재판에 관여할 목적인 경우’에는 제외하도록 명확하게 적시하고 있다. 이미 수사에 착수한 사안에 대해 법무부가 감찰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조항으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이달 초 한 검사장을 강요미수 피의자로 입건하고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까지 집행한 상태다. 이에 따라 추 장관이 감찰규정보다 상위 규정인 시행규칙을 정반대로 어겨가며 검찰을 상대로 무리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총장에게 ‘법 기술을 부리고 있다’는 식으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더니 장관부터가 앞장서서 법 기술을 부리고 있는 셈”이라며 비판했다.
더욱이 추 장관이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비난을 쏟아부으며 검찰을 하급기관처럼 취급한 것은 윤 총장 퇴진 압박을 노골화하고 검찰의 독립성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추 장관을 향해 “이런 문제까지 꼬치꼬치 장관이 개입해야 하나”라며 “사단장이 일석점호하는 격”이라며 한 나라의 법무부 장관이 그 배경이 의심스러운 전과자들과 콤비 플레이를 하고 있으니, 이건 정권의 품격이 걸린 문제”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추 장관을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추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연루된 채널A 기자의 피의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희권·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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