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대표도 집유… 벌금 5억도
법원 “자본시장 공정성 훼손”


외국인으로서는 국내 최초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수십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코스닥 상장사 나노캠텍의 조선족 최대주주에 대해 법원이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나노캠텍 최대주주 A(45) 씨와 전 대표이사 B(45) 씨에게 각각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 3월 나노캠텍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로부터 대규모 대출을 받아 회사를 인수한 뒤 4개월 후인 같은 해 7월까지 인수자금의 출처, 주식담보 대출 사실을 허위공시하거나 공시하지 않았다.

또 허위 사업계획을 유포하는 등 방법으로 주가를 높여 약 98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하고 같은 기간 동안 주식보유 변동과 관련한 대량보유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A 씨 등은 사기적 거래를 통해 자영업 진출을 추진하고 주식을 담보하는 무자본 M&A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판시했다. 또 “이 과정에서 나노캠텍 주가 하락으로 인한 경영권 상실을 우려해 허위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허위 공시 등으로 사기적 부정거래로 자본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며 “이 같은 행위는 자본시장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무자본 M&A’란 인수자가 차입금 등을 이용해 자기자본 없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행위는 이자 등을 감당하기 위해 무리하게 시세차익을 노려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또 재판부는 “범행 동기 자체는 이익 추구를 위한 모의였으며, 나노캠텍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허위사업 계획을 밝힌 것 역시 나노캠텍 주가를 부양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나노캠텍의 모든 주가 상승이 이들의 사기적 부정거래 때문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주식시장 주가상승률 및 주가변동으로 인한 상승분이나 피고인들이 명시한 부분이 나노캠텍 주가상승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피고인 의도와 무관하게 사기적 부정거래가 실제 나노캠텍 주가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 사건 각 법률에서 피고인들이 자본시장법 등 금융 관련 범죄사실이 없는 점을 감안해 선고를 내린다”고 밝혔다.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실제 나노캠텍이 신사업에 진출한 사실이 있으며, 실제 흑자 전환된 실적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일부 허위공시 내용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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