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부터 “효과없다” 비판받아
현금으로 지급 재난지원금은
취지와 달리 저축으로 이어져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전 국민에게 배포를 약속했던 ‘아베의 마스크’가 품질 논란 끝에 정책 발표 2개월 반 만에야 모든 가정에 배달됐다. 전 국민에게 10만 엔(약 112만 원)씩 지급하는 ‘특별정액급부금’도 소비 진작이라는 취지와 달리 저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6일 특별정액급부금이 소비로 가지 않고 예금으로 이어져 은행들이 당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일본 국내은행의 예금잔액은 772조 엔(약 8663조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 늘어난 것. 미쓰비시UFJ 은행 등 대형은행들이 특별정액급부금 지급에 맞춰 지난 4월 정기예금 금리를 4년 만에 낮췄지만, 오히려 대형은행의 예금잔액도 8.2%나 증가했다. 일본 총무성은 지금까지 특별정액급부금 8조 엔(약 89조 원)을 지급한 상태로, 송금이 본격화된 6월에는 예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비 진작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한국에서는 재난지원금이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지급돼 저축이 불가능하지만, 일본에서는 현금으로만 지급되기 때문에 이를 저축할 수 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본 정부는 전 국민에게 1인당 1만2000엔(약 13만 원)의 현금을 지급했지만, 상당수 국민이 이를 저축하는 바람에 소비 진작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늑장 지급’도 논란이다. 지난 5월 1일부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긴급 처방 차원에서 신청을 받았지만, 지난 12일 현재까지 지급률은 38.5%에 불과하다. 특별정액급부금 신청이 주로 우편으로 이뤄지면서 10명 중 6명은 아직도 10만 엔을 받지 못한 상태다.‘아베의 마스크’도 같은 처지다. 천 마스크를 가구당 2장씩 지급하는 ‘아베의 마스크’ 정책은 더딘 집행과 저품질로 외면받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모든 가정에 대한 천 마스크 배포가 20일 완료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4월 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배포 계획을 밝힌 지 2개월 반 만이다. 또 배포 초기부터 불량품이 대거 발견되고, 입을 다 가리지도 못해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 일면서 “받아도 안 쓴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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