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다시는 그런 침탈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함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분명히 강조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문 대통령은 25일 기념식에서 “우리는 전쟁을 이겨내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킬 힘을 길렀다”면서 “(그런 경험을 통해) 투철한 반공정신으로, 잘살아보자는 근면함으로, 민주주의 정신으로 다양하게 표출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북한군의 침략 중지와 38도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문 채택’도 거론했다. 이런 당연한 언급이 새삼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여권 일각에는 지금도 6·25 남침 책임을 따지지 않으면서 막연히 평화만 외치는 기류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런 입장을 제대로 관철하는 일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 달라” “통일을 말하기 전에 먼저 사이 좋은 이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핵무기나 최근의 비무장지대(DMZ) 남측 감시초소(GP) 공격,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 것을 묻어둔 평화는 가짜 평화다. 연락사무소는 엄연히 세금 180억 원이 투입된 대한민국 재산이고, 준외교공관의 성격도 갖는다. 군대를 동원해 이것을 폭파한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에 눈 감고 ‘침탈’을 막을 순 없다. 배상과 원상 회복, 책임(責任) 규명 및 재발 방지 약속 등을 분명히 받아내야 한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런 조치들이 이뤄져야 공존을 위한 신뢰도 시작될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종전선언 재추진에 나서고 있다.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유엔에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하겠다고 한다.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의 족쇄가 되고 있다며 미국 탓을 한다. 모든 문제의 근원인 핵무기에 대해서는 입도 벙긋하지 않는다. 문 정권이 대북 저자세와 감싸기에 골몰할수록 북한에 더 큰 협박과 도발에 나설 자신감을 심어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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