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을 겁박하는 언동(言動)을 보면 지금을 민주시대 아닌 왕조시대로 착각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다. 천박하고 봉건적으로까지 비치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25일 더불어민주당 초선 모임 강연에서 “역대 검찰총장 중 이런 말 안 듣는 총장과 일해보긴 처음” “제 지시를 절반 잘라먹었다” “새삼 (윤 총장이)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추 장관은 지난 1월엔 국회에서 윤 총장의 의견 수렴 없이 검찰 인사를 했다는 지적에 “윤 총장이 명(命)을 거역했다”고도 했다.

헌법과 법률은 검찰을 직제상 법무부의 외청으로 두고 있지만 사실상 독립적 기구로 정치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장관은 검찰 인사권을 가지지만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개별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을 통해서만 지시하도록 했다. 검찰총장 임기제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법률 이전에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고히 해주는 것이 법무부의 책무다. 그런데도 정반대 행태를 보인 것은 이런 당위를 짓밟는 직권남용이다. 여당 의원을 겸직하면서 법무장관이 된 것부터 바람직하지 않았는데, 그렇다면 더욱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게 정상이다. 이런 비상식적 언행이 정치적 계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올 정도다.

인사권까지 부당하게 휘두른다.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시키고, 법무부가 직접 감찰키로 한 것도 직권남용 요건에 해당 된다. 채널A 기자와 짜고 신라젠 전 대주주 측을 압박했다는 혐의인데, 이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는 물론 전문수사자문단이 검증하고 있다. 관련 녹취록에는 유착 혐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내용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혐의를 예단하고 부당 인사를 한 셈이다. 얼마 전 ‘울산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의 공개조차 거부한 행태와도 정반대다. 지난 1월 윤 총장 참모들을 모두 좌천시키고도 부족한 모양이다. 추 장관은 “황운하 의원도 (검찰 개혁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사람을 검찰 개혁 주체로 거론한다. “해방이 돼 전부 태극기 들고 독립 만세 하는데 일제 경찰 불러 신고” 운운도 했다. 현 검찰을 일제 경찰인 양 비유한 행태로 검찰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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