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오후에 위원장 명단 확정
통합, 상임위원 명단 제출 거부
53년 만에 與 단독院구성 기록
여야가 29일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최종 합의에 실패하면서 여당의 단독 원 구성이 현실화됐다. 국회의장의 원내교섭단체 의원 전 상임위 강제 배정, 53년 만에 여당 단독 원 구성, 12대 국회 이후 여당의 첫 상임위원장 독식 등 21대 국회 시작부터 각종 기록이 나오게 됐다. 176석을 가진 거여의 독주와 독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의장 주재로 회동했지만, 30여 분 만에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박 의장은 이에 본회의 개최를 선언했고, 민주당 의원들로 모든 상임위원장을 뽑아 사실상 원 구성을 완료하기로 했다. 박 의장은 당초 오후 7시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통합당이 명단 제출을 최종적으로 거부하면서 오후 2시로 본회의를 앞당기기로 했다. 박 의장은 통합당 의원들의 상임위를 강제 배정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결국 법제사법위원장 문제를 두고 의견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김·주 원내대표는 전날(28일) 회동에서 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집권당 몫으로 배분, 여당의 야당 요구 국정조사 및 청문회 수용 등에 대해 일부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통합당이 다시 법사위원장을 자당 몫으로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김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후 기자간담회에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및 후속조치와 관련된 사안 국정조사,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수사·재판 과정과 이후 제기된 문제 등에 대한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합의가 이뤄질 경우 30일 개원식도 열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통합당 내에서는 원내대표의 의견 접근 소식이 알려지자 합의 불가론이 나왔다. 박성민 통합당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도부가 법사위원장을 사수해야 한다고 그간 말해왔는데 다른 말을 하면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윤미향 의원 국정조사와 법사위원장을 결부시키는 안을 의원총회에서 제시한다면 당내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합의안 거부를 주도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제 생각은 김 위원장이 과도한 개입을 통해서 과연 무슨 역할을 했는지 되물어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야는 협상 결렬의 원인을 상대방 탓으로 돌렸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으나 오늘 오전 통합당이 거부입장을 통보해 왔다”며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에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려 했다”며 “우리가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들러리 내지는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원 구성을 하게 되면서 앞으로 정국은 예측불허 상황이 됐다. 이르면 29일부터 시작될 상임위별 추경안 예비심사에 통합당이 참여할지도 불투명하다. 추경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도 민주당이 단독으로 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이 추경안 처리와 함께 일부 쟁점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 상임위가 일사천리로 돼서 밤새더라도 이번 회기 내 추경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속도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이후의 일방적인 진행은 저희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수현·이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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