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철(46)·문제은(여·29) 부부

2년 전 어느 주말, 서울의 한 클럽에서 저희는 처음 만났습니다. 저(제은)는 다른 선약이 있었는데 중학생 때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가 “너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은 남자가 있다”고 거듭 불러 그곳에 갔습니다. 기왕 온 김에 좋아하는 춤이나 실컷 추자 마음먹고 무대로 달려갔는데 후배들과 함께 있던 남편(상철)이 맞은편에서 춤을 추더니 저를 계속 따라다녔습니다. 끝내 제 연락처를 받아간 남편은 바로 다음 날 연락해 왔고 사흘 연속 데이트를 이어간 끝에 사귀기로 했습니다.

저와 남편 모두 누구보다 활달한 성격 탓에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매일 데이트를 즐겼습니다. 그러다 처음 단둘이 떠난 여행지에서 남편은 충격적인 고백을 했습니다. 첫 만남 때 1985년생이라고 밝혔는데 사실은 1974년생이라는 거였죠. 남편의 진짜 나이를 듣고 화를 참을 수 없었던 저는 이틀 동안 잠도 못 자고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누구보다 편견 없고 유연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자부했는데 나이 숫자가 달라졌다고 고민하는 제 모습을 깨닫고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 남편을 만나는 동안 나이 차가 난다고 느낀 적이 없고 오히려 취향이나 성격이 너무 잘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해 클럽이나 페스티벌 데이트는 물론 등산, 스키, 카트레이싱 등을 섭렵하며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결혼을 생각할 즈음, 남편의 제안으로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루에 30여 ㎞씩 걸어 나흘 만에 130㎞를 완주했습니다. 결국,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한 저와 남편은 지난 4월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17살이라는 나이 차 때문에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요. 나이나 환경 같은 조건보다는 나와 상대가 잘 어우러질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나이 차가 많은 커플들, 모두 용기 냈으면 좋겠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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