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군 어떻게 재배치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재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냉전 이후 미군의 ‘주요 포스트’가 러시아에 대한 견제와 석유 수급에 대한 문제로 유럽·중동에 몰려 있었다면, 해외 미군 배치 전략도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신냉전’ 기류가 뚜렷해진 최근에는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3월 31일 현재 미군은 총 17만4956명이 177개국에 파병돼 있다. 현재 작전 중인 지역과 미공개 활동 내역을 포함하면 20만 명 가까운 병력이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가장 많은 병력이 몰려 있는 곳은 소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현재 8만2455명에 이른다. 일본에 5만5165명으로 가장 많이 주둔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2만6184명으로 두 번째며, 이어 호주,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에 수백 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군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때리기’에 나서면서 대중 견제를 위해 무기 현대화와 함께 역내 군사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지난해 “태평양 지역에 미군 기지 배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독일에서 철수하기로 한 미군 병력 일부가 이 지역에 재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재배치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아시아에 미군 증강 가능성을 내비쳤다.

장소로는 남중국해 일대가 가장 유력한 증강 지역으로 꼽히며, 미국과 가까운 일본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도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주둔 미군이 집중돼 있던 유럽에서도 재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 등을 치르며 유럽 지역의 미군이 중동 전선에 투입되면서 점점 규모가 줄어들었고, 현재 유럽 주둔 미군은 6만3361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에서 미군수가 가장 많은 주독미군(3만4674명) 감축을 확정했고 감축 인력 9000여 명 중 1000명은 폴란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뒤늦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한 폴란드가 지정학적으로 러시아를 견제하기 유리하다는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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