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왼쪽)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으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김명환(왼쪽)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에 반발하는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으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노조, 100여명 동원 金과 충돌
“정부 고용책임 요구위해 투쟁”


1일 예정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 협약식을 앞두고 비정규직 노동조합들이 민주노총 지도부를 향해 노사정 합의안을 폐기하라며 노사정 대타협 합의를 저지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합의”라며 노사정 협약식 참석을 강행하려 했으나 조합원들의 저지로 불발됐다.

민주노총 산하 비정규직 노조들은 이날 오전 8시쯤 중앙집행위원회(중집) 소집 소식에 오전 7시 동원령을 내리고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 모여 “노사정 합의 폐기를 선언하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이 민주노총 사무실 앞에 도착하자 이들은 “노사정 합의 집어치워라” “노사정 야합 즉각 폐기” 등의 피켓을 들고 약 20분 동안 김 위원장과 대치했다. 이날 시위에는 민주노총 산하 비정규직 노조들의 연대체인 ‘비정규직 이제 그만’을 주축으로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건설노조 등 강경 산별 조직 소속 조합원 100여 명이 대거 동원됐다.

이들은 오전 9시 중집 회의에 앞서 성사된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고통 분담을 말하는데 기업의 고통 분담을 강제하는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며 합의안 폐기를 주장했다. 이어 “기업 살리기라고 하는데 기업을 살리면 길거리로 쫓겨난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냐”며 “정부와 재계에 고용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노총의 투쟁 정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재난 극복을 위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내가 먼저 제안한 노사정 대화”라며 “합의안이 추상적일 수 있지만 한 달 반 동안 대화를 통해 나온 합의안을 존중해달라”고 설득했다. 이후 오전 9시부터 열린 중집 회의 도중 김 위원장이 회의를 끝내겠다며 자리에서 벗어나려 하자 노조원들이 “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지라”며 회의장을 점거해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노사정 합의에 대한 민주노총 내부 반발이 거센 이유는 20년 넘게 민주노총이 가져온 ‘투쟁 기조’에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노총의 출발 자체가 정부 정책에 협조적이었던 한국노총에 불만을 가진 단체들의 연대인 탓에 강경 투쟁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나주예·정선형 기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