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32)·박인정(여·28) 부부

저(인정)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로 유학을 왔습니다. 여기서 친구 소개로 남편을 만나게 됐어요. 남편은 미국에서 나고 자라 미군으로 복무했던 사람입니다. 저희는 서로 첫눈에 반했습니다. 저는 남편의 선한 인상, 몸에 배어 있는 매너, 부드러운 미소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나도록 남편은 사귀자는 말이 없었습니다. 저는 미국식 만남은 연인 관계를 정확히 규정하지 않는 걸까 계속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차 안에서 이야기하다 남편이 갑자기 제 손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그날로 저희는 연인이 됐습니다.

미국 땅이 워낙 넓다 보니 같은 주 내에서도 남편과 제가 있는 곳은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었어요. 더 바쁜 남편을 위해 제가 주로 찾아가 데이트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자주 보지 못해도 남편은 항상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습니다. 하루는 제가 맹장염이 의심될 정도로 배가 너무 아팠어요. 병원을 찾았지만 낯선 시스템에 크게 당황했죠. 남편은 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와 묵묵히 제 곁을 지키며 돌봐주었습니다. 타지 생활을 하며 두렵고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남편의 위로와 응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저는 유학 생활을 이어가며 진로 고민이 많았는데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까 싶던 찰나 남편이 청혼해 미국에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남자를 남겨두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크게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이런 사람 못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남편과 함께하기 위해 미국에서 학업을 마쳤고, 부모님도 설득했습니다. 지금은 저희가 결혼한 지도 1년이 다 돼 갑니다. 남편과 싸워본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서로 의지하며 잘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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