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의료진… 세계서 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라졌지만 폐는 딱딱한 돌처럼 굳어가고 있었다. 몸의 일부처럼 되어 버린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를 떼면 사망할지도 모르는 위기였다. 세계 최장인 112일 동안 착용했던 만큼 더 버티기도 어려웠다. 결국 의료진은 폐이식 수술을 결정했다.’

2일 한림대성심병원은 50대 여성의 코로나19 환자에게 지난 6월 21일 폐 이식 수술을 집도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중증환자의 폐 이식 수술 성공은 국내 최초이며 세계에서도 9번째다. 의료진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2월 29일 긴급 이송돼 응급중환자실 음압격리실에 입원했다. 당시 의식은 있었지만 산소 농도가 88% 이하(94% 이하면 중증)로 떨어져 위험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이튿날 바로 에크모를 장착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격리 2개월 만에 환자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던 폐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다. 의료진은 폐 이식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난도가 높은 폐 이식 수술은 에크모 환자의 경우 생존확률이 절반에 불과하다. 수술을 집도한 김형수 한림대성심병원 에크모센터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폐는 크기가 작게 수축돼 있었고, 마치 돌덩이처럼 딱딱했다”고 말했다. 현재 환자 상태는 안정적으로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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