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92세로 별세…세계 애도 잇달아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하나의 유형(One of kind)이자, 상징(Icon)이었다.” 이탈리아 출신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6일 92세로 별세했다. 모리코네가 낙상으로 인한 대퇴부 골절로 로마의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고 이탈리아 통신사 안사(ANSA)가 이날 보도했다. 유족 측은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명석함과 존엄을 유지했다. 고인의 뜻을 받들어 장례식은 소박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겠다”고 밝혔다.세계적 거목의 죽음에 지인들은 진심 어린 애도의 메시지를 보냈다. 영화음악계에서 유명한 한스 치머는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리코네는 하나의 유형이자 상징이었다. 그의 음악은 언제나 빼어났고, 크고 감정적인 용기와 엄청난 지적 사고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주세페 콘테 총리도 “우리는 항상 마에스트로의 예술적 재능에 무한히 감사할 것이다. 그는 우리를 꿈꾸게 하고, 흥분시키고, 음악과 영화의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만들어줬다”고 추모했다.

모리코네는 20세기와 21세기를 걸쳐 지난 70년간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남겼다. 대표작은 초등학교 동창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석양의 무법자’(1964)를 시작으로 ‘석양에 돌아오다’(1966),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1984), ‘미션’(1986), ‘시네마 천국’(1988) 등이다. 모리코네는 원래 클래식을 전공했다. 음악을 했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트럼펫을 연주했고, 6세부터 곡을 썼을 만큼 비상한 재능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생활고 때문에 방송과 영화음악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골든글로브 등 수많은 상을 받았지만 유독 아카데미 시상식은 한동안 모리코네를 외면했다. 다섯 차례나 오스카 음악상 후보에만 이름을 올리다가 여든이 다 된 2007년 공로상을 받았다. 당시 모리코네는 “오늘 이 자리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다시 열정을 가지고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탈리아어 소감이어서 시상자로 나온 이스트우드가 영어로 통역했다.

2016년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더 헤이트풀 8’로 드디어 오스카 음악상을 거머쥐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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