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시장서 1등 하는게 목적”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자문을 맡고 있는 정세현(사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7일 “북한이 완전히 핵을 제로(0)로 만들면 미국은 대북제재를 조금 완화해 주겠다는 것이 하노이에서의 협상 내용이었다”며 미·북 간 비핵화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정 부의장은 북한의 핵 보유 원인도 미국에 돌리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이어가 문 대통령 대북정책 자문그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 부의장은 이날 라디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같이 밝히며 “(미국은) 북핵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하면서도 결국 해결이 되지 않도록 판을 어떻게 흔들어서 계속 무기 시장으로 한반도가 세계 4등을 하고 1등을 하게 만드는 게 그들의 본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조차 지난해 하노이 노딜 직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까지 핵 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놔본 역사가 없으며, 우리가 제시한 영변 핵시설이라는 게 만만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주장했고, 미국은 영변 외 추가 시설 폐기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의 핵 보유를 두고 “(미국이) 북한을 불러냈다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서 오히려 그 배신감 때문에 북한이 자기 수단을 강화하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로 핵 보유국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북한은 핵 보유를 위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최대한 지연시켰다는 것이 외교가의 정설이다. 특히 북한이 국가적 과제인 핵 보유 문제를 ‘배신감’ 때문에 결정했다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 분석이란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워싱턴 정가를 중심으로 주한미군 철수·감축 움직임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정 부의장은 “우리가 아무리 미국을 섭섭하게 하고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주지 않아도 절대로 철수 못 한다”고 장담했다. 이에 대해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일반 전문가의 분석이면 상관없지만 대통령 자문그룹에서 근거 없는 반미·친북 논리를 설파하면 정부의 대외전략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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