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대비 25% 늘어나
가전 등 세트도 예상보다 선전
‘언택트 확산’ 반도체 수요급증
‘이재용 현장경영 효과’ 분석도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분쟁 등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도 올해 2분기 반도체를 앞세워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가 다른 사업부의 부진을 강하게 방어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재확산될 우려가 높고, 경기회복 지연 등 시장 불확실성도 커 실적 개선 지속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8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 분기(6조4500억 원) 대비 25.58% 늘어났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6조6000억 원)에 견줘 22.73%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52조 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7.36%, 6.02% 줄었다. 이는 그만큼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15.6%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최근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20∼25%가량 웃돌았다. 실적 견인차는 반도체다. 이날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이 5조2000억 원 안팎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조4000억 원)에 비해 약 2조 원, 전 분기(3조9900억 원)보다 1조 원 이상 더 벌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2018년 4분기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반도체 실적을 이끈 것은 서버와 PC용 메모리 반도체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자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관련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셧다운(일시중단)을 우려한 일부 기업이 반도체 재고 축적에 나선 것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번 깜짝 실적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 북미 최대 고객사의 일회성 이익이 포함된 것도 주효했다. 디스플레이는 고객사와 일정 물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하는데 고객사가 판매량 저조로 계약보다 작은 물량을 수주하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당초 적자가 예상됐으나 일회성 이익이 반영돼 수천억원대 흑자를 낸 것으로 관측됐다.
가전 등 세트(완제품) 사업도 시장 우려와 달리 실적이 견조한 것으로 전망됐다. 세트 사업은 북미·유럽 등 최대 시장에서 빠르게 수요를 회복했고 마케팅비 절감 등 비용효율화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재계는 이번 깜짝 실적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방위적인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면서 위기 대응에 나선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모든 사업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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