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꼰대인턴’서 열연 박해진

“코믹연기 좋아해줘 감사
사실은 저 되게 웃겨요”


“우리 시대의 꼰대를 비틀어보고 싶었습니다.”

배우 박해진이 MBC 드라마 ‘꼰대 인턴’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가열찬 역을 맡아 그야말로 가열차게 달렸다. 자신을 하대하던 꼰대 같은 직장 상사가 시간이 지난 후 실버 인턴으로 입사해 후배 직원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린 ‘꼰대 인턴’은 직장 내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요즘 시기에 여러모로 곱씹을 재미를 준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꼰대를 마냥 부정적인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 그런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비롯, 반성과 성찰을 통해 더 나은 인간으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강조한다.

“꼰대가 꼭 나쁜 건 아닌데, 좋은 의미로 쓰지는 않잖아요. 그런 편견을 비틀어보고 싶었어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은 뒤 그 자리를 지키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부하 직원에게도 항상 좋은 사람이고 싶은 마음이 부딪히잖아요. 그런 모습이 저랑 닮기도 했어요. 모진 말을 하고 나서 속 시원하기보다는 혼자 끙끙 앓는, 무딘 칼날 같은 느낌이죠.”

‘꼰대 인턴’을 통해 “박해진을 다시 봤다”는 반응이 적잖았다. 4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거둔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역할 이름처럼 ‘연하남’의 이미지를 보여줬던 그는 ‘치즈 인더 트랩’의 유정 선배, ‘맨투맨’의 국정원 요원 등 세련되고 반듯한 이미지로 어필했다. 하지만 ‘꼰대 인턴’에서는 우스꽝스러운 분장도 마다치 않는 코믹 연기로 온몸을 불살랐다. “코미디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는 이 작품을 통해 그가 얻은 최고의 찬사다.

“(웃으며)저 실제로 되게 웃겨요. 코미디 연기는 주위와의 합이 중요한데, ‘꼰대 인턴’ 현장은 정말 모든 게 만족스러웠어요. 실제 제 모습은 유정 선배보다는 가열찬에 가까운데 그동안 그런 모습을 못 보여드렸어요. 가열찬은 제 안의 다른 모습을 조금 더 꺼내 쓸 수 있는 기회를 준 캐릭터죠. 모두가 웃음을 원하는 상황 속에서 적재적소를 공략한 드라마인 것 같아요.”

박해진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끊임없이 극 중 꼰대 상사이자 인턴 이만식 역을 맡은 배우 김응수를 언급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드라마의 타이틀 롤은 박해진이 아니라 김응수의 몫이었다. 하지만 박해진은 개의치 않았다. “촬영 현장에서 김응수와 호흡을 맞추는 순간순간이 즐거움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김응수 선배님 외에도 손종학, 고인범 등 많은 선배님이 출연하셨어요. 가열찬이 극 중 뭘 해도 만식을 이길 수 없듯이 현실의 제가 무엇을 해도 김응수 선배님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매번 깨달았어요. 선배님이 촬영을 마친 후 망설이다가 ‘행복했습니다’라고 말씀하실 때는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어요. 요즘도 선배님이 아침마다 단체 대화방에 직접 찍은 꽃 사진을 올려주시죠. 그분은 ‘꼰대’가 아니라 ‘꽃대’입니다(웃음).”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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