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를 방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두 손을 모으고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스티븐 비건(왼쪽)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를 방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두 손을 모으고 악수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세영 차관, 한·미 전략대화 뒤
“한미동맹 재활성화 필요성 공감”
비건 “한반도 美방위공약 확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 이틀째인 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측 고위급 외교안보 인사들과 만나 한·미 현안, 한반도 정세 등을 주제로 연쇄 협의를 진행했다. 우리 정부는 ‘한·미 동맹 재활성화 또는 재조정’ 방안과 전향적인 대북 메시지의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비건 부장관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철통 같은 방위 공약을 강조했다. 비건 부장관이 방한 중 파격적인 대북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7일) 미 군용기 편으로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방한한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전 강 장관과 면담한 뒤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진행했다. 조 1차관은 대화 직후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동맹, 코로나 협력, 한반도 문제, 글로벌 이슈 등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며 “우선 한·미 동맹과 관련해 비건 부장관이 언급한 한·미 동맹 재활성화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조 1차관은 지난달 24일 미국 싱크탱크가 주최한 한미전략포럼 기조연설에서 ‘정전협정 종식’ ‘유엔사 역할 축소’ ‘조속한 전시작전권 전환’ 등을 통한 한·미 동맹 조정(재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역시 비건 부장관을 만나 이 같은 필요성을 제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은 회견에서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확실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며 “한국과 협력해 한반도 평화 논의가 올해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또 “마지막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지역에서 협력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이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을 비롯, 주요 7개국(G7) 확대, 미국의 반(反)중국 경제블록 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등 한·미 간 다양한 의제를 제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부장관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수석대표협의 후 발신할 대북 메시지의 수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 본부장은 이날 오전 북핵수석대표협의에 앞서 비공개 조찬을 통해 비건 부장관에게 전향적인 대북 메시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건 부장관의 방한 직전, 미 국무부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언급한 데다 북한 역시 미·북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서, 비건 부장관이 방한 일정 중 파격적인 대북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방한 마지막 날인 9일 비건 부장관은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 등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

김영주·김유진 기자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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