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극심한 가뭄이 올해에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대 곡창 지대인 황해도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식량난까지 겹쳐 북한경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6월 22∼28일의 위성 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한반도 주변 전 세계 가뭄 지수(Drought Index) 분포도에서 황해도를 비롯한 중부지대 곳곳이 검붉은색이었다. 지도는 가뭄의 정도에 따라 ‘중간’과 ‘높음’ ‘심각’ 수준을 각각 노란색, 붉은색, 검붉은색으로 구분한다. 분포도에서 북한 중부지대의 붉은색과 검붉은색 밀도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올해 4∼6월 12주 치 자료를 보면 가뭄 상황 악화를 나타내는 점들은 4월 첫 주부터 5월 둘째 주까지 빈발하다 2주간 사그라든 후 6월부터 다시 북한 전역을 뒤덮기 시작했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2년 연속 북한에 불규칙한 기후와 가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3월 평균 강수량이 10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인 56.3㎜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북한 내 곡물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 줄었다. 올해 들어 상황이 심각해진 황해도는 북한 내 최대 쌀 생산지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남은 기간 강수량이 북한의 올해 작황 사정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관개 시설 확충을 포함한 농경 시스템에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았던 탓에 강수량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북·중 교역 거점에서 최근 화물열차 움직임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향후 식량난이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3개월 만에 개최한 것도 코로나19 방역 강화뿐 아니라 식량난 타개를 위한 대책 마련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