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월 경고 이어 공식화
절차 걸쳐 1년뒤에 탈퇴 확정
‘中감싸기’ WHO 개혁 불가피

민주당 “미국인들 병들게할것”
바이든 “당선되면 첫날 재가입”


미국이 그동안 중국 편향성을 이유로 비판해왔던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해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WHO 최대 공여국인 미국의 탈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 당시 ‘중국 감싸기’로 논란을 불러왔던 WHO에 대한 개혁 불가피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재악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글로벌 협력이 흔들릴 것으로 우려된다.

7일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 언론은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 정부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WHO 탈퇴 서한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탈퇴 서한은 3문장으로 구성된 짧은 문서로 알려졌다. 미국의 탈퇴 통보는 1년 전 서면 고지 방침에 따른 것으로, 향후 탈퇴 절차를 거쳐 탈퇴가 확정되는 날짜는 2021년 7월 6일이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은 탈퇴를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는지 WHO와 함께 검증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WHO 탈퇴는 사실 예견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HO가 중국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초기에 중국의 은폐를 돕고 늑장 대응을 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7일 기자회견에서 “WHO는 중국 중심적”, 같은 달 14일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은폐하고 심각하게 잘못 관리한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5월 18일에는 WHO에 “30일 이내 실질적 개혁을 해야 하며, 미이행 시 자금 지원을 영구 중단하고 WHO를 탈퇴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WHO가 ‘중국 감싸기’로 비난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조치 덕에 코로나19가 심각하게 해외로 확산하는 걸 막았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 세계 각국이 중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와중에 “여행과 교역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의 WHO 탈퇴 통보로 코로나19 대응에서 논란을 일으킨 WHO에 대한 개혁 요구가 수면 위로 떠오를 조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 통보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에 구멍이 생기고,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WHO 탈퇴 통보가 대선 악재인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책임을 중국과 WHO로 돌리려는 전략이어서 정치권과 보건 전문가들의 반발이 거세다. 밥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미국인을 병들게 하고 미국을 혼자 남게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내 중국 태스크포스(TF) 위원들은 “미국이 WHO 회원국으로 있을 때 변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고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할 경우 WHO 탈퇴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대선에 승리하면) 대통령으로서 첫날, 나는 WHO에 재가입하고 세계 무대에서 우리의 지도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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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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