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를 사실상 수용한 9일 오전 사진기자들의 취재 속에서 승용차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를 사실상 수용한 9일 오전 사진기자들의 취재 속에서 승용차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尹총장 ‘秋지휘 수용’ 왜 했나

초유의 총장직무정지 막아내고
檢 수사 중립성 지키려 ‘선택’

국정원 수사 직무배제 언급해
장관 지휘 부당함 우회적 표현

靑하명수사 의혹·라임 사태 등
살아있는권력 수사 밀어붙일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지휘를 모두 수용하면서 일촉즉발의 사태로 치닫던 법검 갈등이 일단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도 “만시지탄”이라면서 윤 총장의 결정에 대해 “국민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혀 최악의 사태는 일단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총장이 해당 수사에 대한 지휘만 포기한 것이어서 앞으로 각종 권력 수사를 놓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사사건건 계속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尹, 공방 끝에 지휘권 수용 = 9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갈등은 윤 총장이 관련 수사를 전적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맡기고, 자신은 최종 보고만 받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단락됐다. 추 장관이 지휘한 내용을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윤 총장과 가까운 전직 검사는 “권력 수사를 지휘하는 윤 총장이 이번 사건으로 징계를 받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면 검찰 수사 중립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윤 총장이 자존심은 상하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추 장관의 지휘를 모두 수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그간 편파 수사를 한다는 의혹을 받는 친여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기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전날에는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1년 선배인 김영대 서울고검장에게 수사를 맡기는 절충안도 마련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를 모두 받겠다고 했지만, 검찰총장의 수사지휘를 박탈한 현 상태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가능성은 열어뒀다. 대검은 이날 성명에서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 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즉,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상실된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청법 12조 2항은 ‘검찰총장은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수사 지휘 부당성 우회적 언급한 듯 = 이날 대검은 2013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때 윤석열 당시 특별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언급했다. 이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가 부당·위법하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해석된다. 당시 윤 총장은 국정원 압수수색 등을 놓고 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었고, 윤 총장은 그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법무부 장관의 부당한 수사지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결국 지방으로 좌천됐다. 특히 당시 야당인 민주당 의원 신분이었던 추 장관은 그해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국정원의 도움을 안 받았다면서 대선개입 진상규명과 국정원 개혁 요구를 묵살했다”며 “열심히 하는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책임자인 윤석열 팀장을 내쳤다”고 비판했다.

◇秋-尹 갈등 봉합될까 =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의 전략적 후퇴가 봉합되기 위해서는 향후 권력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검찰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을 비롯해 ‘라임자산운용 1조6000억 원 환매중단 사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횡령·배임 의혹’, ‘옵티머스 5000억 원 환매중단 사건’ 등 현 정권과 여권 인사가 연루된 의혹들을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윤 총장이 소신대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권력 수사를 밀고 나가면 당정의 ‘윤 총장 때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해완·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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