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총장 ‘秋지휘 수용’ 왜 했나
초유의 총장직무정지 막아내고
檢 수사 중립성 지키려 ‘선택’
국정원 수사 직무배제 언급해
장관 지휘 부당함 우회적 표현
靑하명수사 의혹·라임 사태 등
살아있는권력 수사 밀어붙일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지휘를 모두 수용하면서 일촉즉발의 사태로 치닫던 법검 갈등이 일단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도 “만시지탄”이라면서 윤 총장의 결정에 대해 “국민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혀 최악의 사태는 일단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 총장이 해당 수사에 대한 지휘만 포기한 것이어서 앞으로 각종 권력 수사를 놓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사사건건 계속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尹, 공방 끝에 지휘권 수용 = 9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검언유착 의혹 수사 관련 갈등은 윤 총장이 관련 수사를 전적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맡기고, 자신은 최종 보고만 받겠다고 발표하면서 일단락됐다. 추 장관이 지휘한 내용을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윤 총장과 가까운 전직 검사는 “권력 수사를 지휘하는 윤 총장이 이번 사건으로 징계를 받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면 검찰 수사 중립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윤 총장이 자존심은 상하겠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추 장관의 지휘를 모두 수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그간 편파 수사를 한다는 의혹을 받는 친여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기지 않으려 노력해왔다. 전날에는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1년 선배인 김영대 서울고검장에게 수사를 맡기는 절충안도 마련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를 모두 받겠다고 했지만, 검찰총장의 수사지휘를 박탈한 현 상태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가능성은 열어뒀다. 대검은 이날 성명에서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 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즉,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상실된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검찰청법 12조 2항은 ‘검찰총장은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수사 지휘 부당성 우회적 언급한 듯 = 이날 대검은 2013년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때 윤석열 당시 특별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언급했다. 이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가 부당·위법하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해석된다. 당시 윤 총장은 국정원 압수수색 등을 놓고 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었고, 윤 총장은 그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정원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법무부 장관의 부당한 수사지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결국 지방으로 좌천됐다. 특히 당시 야당인 민주당 의원 신분이었던 추 장관은 그해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국정원의 도움을 안 받았다면서 대선개입 진상규명과 국정원 개혁 요구를 묵살했다”며 “열심히 하는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책임자인 윤석열 팀장을 내쳤다”고 비판했다.
◇秋-尹 갈등 봉합될까 =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의 전략적 후퇴가 봉합되기 위해서는 향후 권력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검찰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을 비롯해 ‘라임자산운용 1조6000억 원 환매중단 사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횡령·배임 의혹’, ‘옵티머스 5000억 원 환매중단 사건’ 등 현 정권과 여권 인사가 연루된 의혹들을 전방위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윤 총장이 소신대로 좌고우면하지 않고 권력 수사를 밀고 나가면 당정의 ‘윤 총장 때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해완·염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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