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출혈성 대장균· HUS 합병증
심할땐 급성신부전· 마비 증상
회복 뒤 만성질환 전환 가능성
완쾌까지는 물 넉넉히 마시고
유제품·高섬유질 제품 자제
맵고 기름진 음식도 삼가야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유치원에서 100명이 넘는 규모의 식중독 집단발병 사태가 벌어지면서 여름철 식중독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 유치원과 관련돼 식중독 증상을 보인 사람은 117명이며, 원아와 교사, 원장 등을 포함한 60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19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투석 치료자 4명을 포함해 16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 이례적인 규모의 이번 사태의 원인은 어린이집의 관리 소홀 문제로 추정되고 있지만, 여름철은 높은 온도와 습도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기본적으로 많은 계절이다.
이번 식중독 사태에서 58명이 감염된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은 출혈성 장염을 일으키는 2급 법정감염병이다. 발열, 구토, 경련성 복통 등 장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보통은 5∼7일 동안 증상이 지속되다가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드물게 합병증으로 HUS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몸에 퍼진 독소가 체내 적혈구를 파괴해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이로 인해 혈뇨와 혈변 등을 보게 되고 심하면 급성신부전증이 나타나며 혼수·마비 증상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투석을 할 정도로 급성 신장 손상을 입은 어린이는 초기에 회복해도 증상이 다시 나빠져 만성으로 증상을 앓을 위험이 있다. 심한 경우에는 회복돼도 수년간 진료를 계속 받아야 하며,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HUS는 1980년대 미국의 한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덜 익은 쇠고기 패티가 들어 있는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집단감염을 일으켜 햄버거병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졌다.
장 출혈성 대장균과 HUS는 주로 오염된 쇠고기 제품을 충분히 익히지 않은 경우 발생하지만, 균에 오염된 경우라면 모든 식재료가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하는 경우 모든 식재료가 오염되기 쉽기 때문에 주방 기구를 청결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같은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이 발생했더라도 HUS 합병증까지 진행할 확률은 어린이가 성인에 비해 더 높기 때문에 가정에 자녀가 있다면 아이들의 음식 섭취를 주의해 살필 필요가 있다. 웬만한 경우 10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날음식을 먹이지 않도록 해야 하며, 특히 생선회와 육회 종류를 피해야 한다. 음식을 조리하는 경우에도 다진 고기는 특히 안쪽까지 확실하게 익었는지 확인하고 먹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에게는 끓이지 않았거나 정수되지 않은 물, 약수 등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은 조심해서 먹여야 한다.
이외에도 식중독은 원인균인 포도상구균, 장티푸스, 살모넬라균, 이질균, 비브리오균, 콜레라균 등에 따라 다소의 증상 차이를 갖고 발생할 수 있다. 장티푸스는 물을 통해 전파되는 대표적인 수인성 감염 질환이다. 바닷물에 서식하는 비브리오균은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 생선회나 생굴 등 익히지 않은 해산물을 먹었을 때 만성간염·간경변증 환자에게서 비브리오 패혈증을 발생시킨다. 치료해도 절반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살모넬라균은 주로 닭, 오리 같은 가금류를 통해 감염된다. 달걀이 감염원이 될 수도 있지만 살모넬라균은 고열에 취약해 달걀 양쪽을 잘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
식중독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집에서 쉬면서 식단 관리를 잘하면 회복할 수 있다. 몸이 나아질 때까지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복통, 설사 증상이 호전되면 미음이나 죽 같은 부드러운 음식을 먹고 서서히 식사량을 늘린다. 유제품과 섬유질이 많은 식품은 피한다. 맵고 기름지거나 튀긴 음식도 삼가야 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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