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발표하지도 않은 ‘공식 입장문 초안’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 친(親)조국 인사들이 입수해 페이스북 등에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 공식 문서나 그 초안이 합법적 공식 계통을 벗어나 특정 인사들에게 유출된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본질을 이루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전후 정황을 종합하면, 추미애-최강욱 비선(秘線) 커넥션은 물론, 최근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에서 추 장관 배후(背後)에 최 대표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배제하기 힘들다.

추 장관이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 지휘에 대해 윤 총장에게 ‘9일 오전 10시까지 답변하라’고 지시한 8일 오후 6시쯤 대검은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 등의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는 오후 7시52분 ‘법무부 알림’ 제목으로 ‘문언(文言)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거부 입장을 기자들에게 보냈다. 그런데 최 대표는 오후 9시 55분쯤 페이스북에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이라는 ‘법무부 알림’을 올렸다가 20여 분 뒤 삭제했다.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자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적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는데, 국민을 바보로 여기는 것 같다. 법무부는 ‘알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용 일부가 국회의원의 페북에 실린 사실이 있다’면서도 경위는 ‘모른다’고 했다.

윤 총장의 8일 발표 내용은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측이 사전 조율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추 장관이 이를 거부한 것을 보면, 법무부 공식 라인은 추 장관 의중을 잘못 알았고, 최 대표 등은 정확히 알고 있었던 셈이다. 최 대표는 이미 조국 아들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혐의로 기소된 형사 피고인이다. 게다가 현재 갈등의 핵심인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 ‘유착 사건’으로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수사본부가 구성되면 본인도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널A 기자가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며 회유했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지만 허위로 밝혀져 고발됐기 때문이다. 이번 ‘법무부 알림’ 유출은 전임 대통령이 탄핵된 핵심 사안과 같은 유형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성역 없이 규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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