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홍콩보안법 확고히 지지”
시진핑 “러와 공동이익” 맞장구
국제무대서 긴밀 공조 공감하며
시리아원조 안보리 결의안 거부
안보빌미 ‘내부 옥죄기’도 강화


시진핑(習近平·왼쪽 사진)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외부 간섭 반대에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또다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또 두 정상은 “패권주의와 일방주의 반대”를 천명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공세에 맞선 연대 및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는 한편, 국가안보를 빌미로 국내적으로는 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9일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과 러시아 크렘린궁 보도문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8일 전화통화에서 “외부 간섭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서로 굳건히 지지하면서 함께 외부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하자”고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에 적극 화답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미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홍콩 보안법 수호에 대한 강한 연대감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홍콩에서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노력을 확고히 지지하며, 중국의 주권을 훼손하는 어떤 도발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2024년 대선 재출마를 허용한 헌법 개정안의 최근 국민투표 통과가 “러시아의 장기적 정치 안정과 국가 주권 수호에 도움이 된다”면서 외부 간섭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도 “양국이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쌍방의 공동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무대에서의 긴밀한 공조를 펼치자는 데에도 두 정상은 공감을 표했다. 당장 양국은 이날 내전 중인 시리아 원조와 관련해 터키를 통해 구호물자를 공급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연장안에 대해 함께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4월과 5월에도 통화한 두 정상은 상대국 현안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표명하며 ‘브로맨스’도 과시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가 개헌 국민투표를 성공적으로 실시한 것을 축하한다”며 “이 조치가 러시아의 국가성과 안정적 정치·경제 발전에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중국 남부 지역의 홍수 피해를 위로했다. 두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백신과 생물 안전 등의 협력 강화와 함께 에너지 공급, 평화적 원자력 이용, 과학기술·혁신 협조 등 경제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둘 다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집권의 길을 연 ‘스트롱 맨’인 이들은 국내적으로는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정보당국은 이날 우주 분야 국영기업 ‘로스코스모스’ 고문으로 있던 군사 전문기자 출신의 이반 사프로노프가 국가기밀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정보기관에 넘겼다며 국가반역 혐의로 체포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홍콩 보안법에 따라 중국 중앙정부의 홍콩 내 보안법 집행 기관인 ‘국가안전공서’가 8일 공식 출범하면서 ‘공포정치’를 예고했다. 이 기구는 홍콩섬 시내 한복판에 있는 33층짜리 메트로파크호텔에 들어서 빅토리아 공원 등 홍콩 시위대의 거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홍콩에 ‘빅브러더’가 들어섰다”고 평했으며, 홍콩에서는 이 기구의 수장인 정옌슝(鄭雁雄) 전 광둥(廣東)성 당위원회 비서장을 ‘중국판 홍콩 총독’으로 부르고 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박준우 기자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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